20년 장기전세 입주민들 요구에 오세훈은 '원칙론'

서울 강남 한 부동산에 매매와 전세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서울 강남 한 부동산에 매매와 전세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AD
원본보기 아이콘

서울 강동구 강일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입주민과 서울시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입주민들은 재계약 보장과 분양 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시는 제도 취지상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강일리버파크·강일리엔파크 입주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문건은 장기전세 입주민들이 같은 단지 내 분양 세대를 대상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는 각각 6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로, 일부 물량이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로 공급된 바 있다.

"수백 가구 동시 퇴거 가능성" 호소

안내문에서 입주민들은 "2007~2009년 시프트 도입 당시 '시세 대비 낮은 보증금으로 20년 안정 거주'를 약속받고 입주했다"며 "2027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면 시세 10억원 수준 주택에 거주하던 세대가 약 3억원의 보증금만 반환받고 퇴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보증금을 시세의 약 80% 수준으로 조정한 재계약 보장과 장기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감정가 기준 분양 전환 기회 부여 등을 요구했다.



강동구 장기전세주택 '시프트' 입주민들이 작성한 안내문. SNS 캡처

강동구 장기전세주택 '시프트' 입주민들이 작성한 안내문. SNS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또한 "수백 가구가 동시에 퇴거할 경우 공실 증가로 단지 가치 하락 및 실거래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분양 세대에도 이해관계가 연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안내문에는 "임대 거지가 아닌 20년 이웃"이라는 표현도 포함됐다.

시프트는 2007년 도입된 공공임대주택으로, 서울시와 SH공사가 무주택 시민에게 주변 전세 시세 대비 낮은 보증금(약 40~80%)으로 최장 20년 거주를 보장하는 제도다. 설계 단계부터 분양 전환을 전제로 하지 않았으며 입주자는 거주 기간 동안 일반 분양주택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시 '원칙론'…"낮은 주거비로 자립 기회 보장받아"

오세훈 서울시장은 "단호한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오 시장은 2023년 시정질문에서 "임대 기간 20년이 되면 그때까지 최대한 자산을 형성해서 퇴거해야 한다. 약속을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 형성을 마친 거주자가 자리를 비워야 후순위 무주택 청년·실수요자에게 동일한 사다리가 돌아간다고도 강조했다.

AD

오 시장은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2(미리내집) 프로그램에서 일부 입주민들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기존 시프트 입주민에도 동일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기존 장기전세 입주자들은 20년 동안 낮은 주거비로 자립 기회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입주한 것"이라며 "시프트와 미리내집은 설계 자체가 다르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