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이주의 전시는 전국 각지의 전시 중 한 주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전시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조안 스타이더, ‘왜냐하면‘, 2012. 타데우스 로팍.

조안 스타이더, ‘왜냐하면‘, 2012. 타데우스 로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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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서울 그룹전 '마음의 눈'

타데우스 로팍 서울의 그룹전 '마음의 눈'은 화면을 감정의 출구가 아니라 시간과 기억이 눌어붙는 장소로 바라본다. 한 빙, 메건 루니, 조안 스나이더가 국내에서 함께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세 작가의 회화 16여 점을 통해 추상회화가 어떻게 몸의 움직임, 재료의 저항, 도시의 흔적을 품는지 보여준다.


타데우스 로팍이 개최한 그룹전 '마음의 눈' 참여 작가 3인. 왼쪽부터 한 빙, 메간 루니, 조안 스나이더. 타데우스 로팍

타데우스 로팍이 개최한 그룹전 '마음의 눈' 참여 작가 3인. 왼쪽부터 한 빙, 메간 루니, 조안 스나이더. 타데우스 로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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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의 방법은 다르다. 스나이더는 물감과 종이 반죽, 허브 등을 겹쳐 자전적 감정과 자연의 이미지를 밀도 있게 쌓고, 루니는 물감과 파스텔, 오일스틱을 올린 뒤 갈아내며 사라진 것의 흔적을 남긴다. 한 빙은 거리의 포스터와 신문지, 광고지가 붙고 떨어진 자국에서 도시의 표면을 끌어온다. 이 전시에서 회화는 완성된 이미지라기보다 쌓고, 지우고, 떼어내는 과정이 남긴 피부에 가깝다. 눈앞의 색보다 오래 남는 것은 그 아래 묻힌 시간의 감각이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타데우스 로팍 서울.


정유미, 고요한 새벽, 2026, 장지에 과슈, 먹, 91 × 116 cm. 아뜰리에 아키

정유미, 고요한 새벽, 2026, 장지에 과슈, 먹, 91 × 116 cm. 아뜰리에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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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개인전 '유수음'

정유미의 화면에서 물은 흐르기보다 울린다. 아뜰리에 아키에서 열리는 개인전 '유수음(流水音) Flowing Volume'은 자연을 눈앞의 풍경으로 옮기기보다, 그 앞에 섰을 때 몸 안에 남는 소리와 진동을 회화로 붙잡는다. 2024년 개인전 이후 2년 만에 아뜰리에 아키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이어온 '상상풍경'의 연장선에서 물, 구름, 폭포, 호흡의 이미지를 신작 회화 18여 점으로 펼친다.

정유미, 구름 폭포의 숨결, 2026, acrylic on canvas, 180 × 230 cm. 아뜰리에 아키

정유미, 구름 폭포의 숨결, 2026, acrylic on canvas, 180 × 230 cm. 아뜰리에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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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는 정유미의 화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니라, 귀와 몸에 먼저 닿는 힘에 가깝다. 작가는 어깨와 팔, 손목의 빠른 움직임으로 붓질을 중첩하고, 그 터치의 결을 따라 자연의 리듬과 부피를 만든다. '구름 폭포의 숨결', '내려오는 소리가 물에 닿으면' 같은 작품에서 풍경은 고정된 장면이 아니라 생성되고 흩어지는 감각의 장으로 바뀐다. 전시는 6월 20일까지,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아뜰리에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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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구름-너의 이야기26-01, 2026, Acrylic on canvas, 116×91cm. 슈페리어갤러리

어느 날 구름-너의 이야기26-01, 2026, Acrylic on canvas, 116×91cm. 슈페리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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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흙 개인전 '저마다의 하늘'

이흙의 하늘은 멀리 있는 배경이 아니라, 사람이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자리다. 슈페리어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저마다의 하늘'은 구름과 하늘을 빌려 각자의 삶이 놓인 높이와 속도를 그린다. 짙은 파랑에서 회색으로 옮겨가는 하늘, 완만하게 퍼지다 절벽처럼 솟는 구름은 안정과 불안, 쉼과 긴장을 함께 품는다.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회화 작업을 이어온 이흙의 근작을 통해 구름이라는 오래된 비유가 오늘의 마음 안에서 어떻게 다시 떠오르는지 살핀다.

흔들리는 꽃들처럼 우리도26-01, 2026, Acrylic on canvas, 65×91cm. 슈페리어갤러리

흔들리는 꽃들처럼 우리도26-01, 2026, Acrylic on canvas, 65×91cm. 슈페리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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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토끼와 개, 상어, 풍선은 구름 위에 얹힌 작고 낯선 표식처럼 보인다. 달리는 개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몸짓이고, 공중의 토끼와 풍선은 잠시 긴장을 내려놓는 숨이다. 숨어 있다가 모습을 드러내는 상어는 예고 없이 끼어드는 삶의 위험에 가깝다. 이흙의 구름은 흘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아직 붙들고 있는 감정의 모양으로 남는다. 전시는 6월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슈페리어갤러리.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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