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첫 전수조사 나서
보험권역 투자 20.6조 원으로 최대
총자산 대비 비중은 0.4%로 미미
글로벌 IT 편중 수준도 높지 않아

미국발 사모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 등이 투자한 해외 사모대출 규모가 약 5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내 기관들의 투자 자산 내 관련 비중이 낮고, 글로벌 시장의 위협요인으로 지목된 IT 업종 편중이나 환매 리스크도 크지 않은 만큼 국내 금융권의 위험 노출 수준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6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재정경제부 등이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전 금융권 및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체 투자 규모는 총 55조9000억원으로 파악됐다. 기관별로는 금융권이 30조5000억원(54.6%), 연기금 등이 25조4000억원(45.4%)을 차지했다.

금융당국이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을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관련 시장의 잠재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해외 사모대출 투자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40조7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4년 46조3000억원으로 느는 등 증가 추세였으나, 최근 미국발 리스크 우려가 확산하면서 올해 들어 소폭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권 현황을 살펴보면 총 투자 규모는 30조5000억원으로, 금융권 총자산 합계 대비 투자 규모 비중은 0.42%에 불과하다. 권역별 투자 규모는 보험이 20조6000억원(67.4%)으로 가장 컸으며, 상호금융중앙회(4조7000억원, 15.2%), 증권(2조8000억원, 9.3%), 은행(2조원, 6.5%)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연기금의 경우 자금을 장기로 운용하는 데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해외 사모대출에 투자 중인 금융회사가 일부이고, 총자산 대비 비중이 미미해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5개 연기금과 교직원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등 9개 주요 공제회를 포함한 '연기금 등'의 투자 규모는 25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의 전체 운용자산 대비 사모대출 투자 비중은 1.2%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전반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투자가 집중됐다. 금융권의 미국 투자 비중은 58.4%, 연기금 등은 63.0%를 기록했으며, 유럽 투자 비중은 각각 30.7%와 32.0%로 뒤를 이었다.


특히 당국은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리스크로 지적돼온 'IT 업종에 대한 편중 투자' 수준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 거래의 IT 업종 비중은 41%에 달하지만, 국내 금융사의 IT 업종 투자 비중은 14.8%, 연기금 등은 21.8%를 각각 기록했다.


대규모 환매 요청(뱅크런)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자가 언제든 환매를 요구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의 비중은 금융권이 9.8%, 연기금 등이 4.7%로 대부분 만기가 정해진 폐쇄형 구조로 운용되고 있었다.


정부는 현재 해외 사모대출 투자 리스크가 충분히 제어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부실 우려로 지속 점검해 온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인 55조원(작년 9월말 기준)과 비교해도 금융권의 해외 사모대출 잔액은 약 55%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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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산 대비 비중이 낮고 유동성 및 업종 집중도가 양호해 환매 급증 등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는 크지 않다"며 "다만 시장 상황의 가변성을 고려해 당분간 소관 기관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에 대해 수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관련 부처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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