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이후 8일만 대국민 공개 사과
"머리 숙여 사죄, 용서 구한다"
신세계그룹 내부 조사서 관리체계 부실 확인
일부 직원 휴대폰 제출 거부 등 절차적 한계
경찰 조사서 고의 입증시 민형사 책임 물을 것

정용진 신세계 신세계 close 증권정보 004170 KOSPI 현재가 527,000 전일대비 2,000 등락률 +0.38% 거래량 83,757 전일가 525,000 2026.05.27 15:30 기준 관련기사 "정용진 회장, 이마트 등기이사 올라 주주 평가 받아야" "정용진 회장 사과했지만"…노동계·5·18 단체 반발 확산(종합2보) [일문일답]신세계 "스타벅스 콜옵션 사안 아냐…美본사 거론 안해" 그룹 회장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에 대해 26일 직접 고개를 숙였다. 해당 이벤트가 '5·18운동 비하' 논란에 휩싸인 직후 본인 명의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의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진 데다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이념 정쟁 양상으로 확산하자 8일 만에 다시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해당 이벤트가 부실한 내부 검증 시스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하는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5.18운동 비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경찰 조사를 맡긴다는 방침이다.

고개 숙인 정용진 "모두 제 잘못" …'스타벅스 사태' 고의성 경찰 조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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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유가족 여러분과 박종철 열사 가족 여러분, 광주시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신세계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한 것은 지난 18일 사태가 발생한 지 8일 만이다. 앞서 그는 논란이 확산하자 19일 그룹을 통해 서면으로 사과문을 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고 밝혔으나 광주 지역사회와 정치권,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공개 사과에 나선 것이다.


고개 숙인 정용진 "모두 제 잘못…현장 직원은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

이날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선 정 회장은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 무겁고 죄송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많은 분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꼈음을 저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기에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고 모두 제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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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또 "자신을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하고 늘 국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도 전국의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이 있다"며 "부디 이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라며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미래 세대에게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우리 모두 같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약 5분간 준비한 사과문을 낭독한 정 회장은 "저를 포함한 신세계 구성원 모두 이번 일을 통해 더 낮은 자세를 배우고, 더 노력하고, 더 많이 듣고, 더 무겁게 책임지겠다"며 "내부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도 더욱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한 뒤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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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검증 체계…4단계 승인 과정서 문제제기 없어


신세계그룹은 이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스타벅스코리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9일부터 진행한 내부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 과정에서 사용한 '탱크 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5·18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스타벅스코리아 경영진과 마케팅 담당 직원들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이를 기획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이번 마케팅은 기획부터 팀장과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 등 4단계의 승인 절차를 거치는 동안 한 차례의 문제제기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마케팅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실무자의 과실 여부를 넘어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사회적, 역사적 민감성 부재를 드러냈다"며 "마케팅 검증과 리스크 관리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개 숙인 정용진 "모두 제 잘못" …'스타벅스 사태' 고의성 경찰 조사(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임직원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했다. 전 부사장은 "(조사 대상에 오른) 해당 직원들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는 등 회사 차원의 조사에 법적·절차적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 행사를 기획한 직원은 모두 5명으로, 2명은 휴대전화를 제출했고 3명은 사생활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향후 경찰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고의성 여부가 입증될 경우 해당 임직원을 즉각 해고 조치하고,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그룹 측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고 관련자 전원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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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세계그룹 측은 '탱크 텀블러'라는 제품명이 계엄군 탱크를 상징하고, 제품 용량(503㎖)이 특정 인물의 수인 번호를 암시한다는 등의 온라인상 의혹에 대해서는 "탱크 텀블러는 해외 제조사가 제조한 것으로 명칭은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제조사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503㎖는 17온스를 환산한 것으로, 이 제품은 2023년부터 한국 외에 호주, 태국 등에서 판매되고 용량도 동일하게 표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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