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세계 각국 반도체주 급등
CNBC, 반도체주 신중·비관론 조명
韓 증시 위험 vs 여전히 상승 여력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 특유의 '호황과 폭락(boom and bust)' 주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3.20포인트(2.84%) 오른 8,070.91로, 코스닥지수는 28.15포인트(2.42%) 오른 1,189.28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3.20포인트(2.84%) 오른 8,070.91로, 코스닥지수는 28.15포인트(2.42%) 오른 1,189.28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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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2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를 인용해 "최근 몇 년간 메모리 관련 종목의 이례적 수익률이 미국과 한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업종 특유의 주기적 특성을 간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114%, 186% 급등했고,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각각 141%, 156% 상승했다.

CNBC는 주가 상승의 배경에 메모리 산업이 과거의 주기적 특성에서 벗어났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그동안 업계 경영진은 "AI가 메모리 산업의 '호황과 폭락' 역사를 뒤집었고, 구조적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수년간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SK하이닉스는 CNBC에 "하이퍼스케일러 등 고객들이 과거 1년 단위 계약 대신 장기 계약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업계가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투자 전문가들의 시각은 신중하다. 자산운용사 JM핀의 존 컨리프 투자부문장은 "현재 주가가 높은 마진과 업계의 철저한 공급 통제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적 가정에 기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몇 주간 쏠림 현상이 심해진 만큼 시장이 조정에 취약해진 상태"라며 "특히 AI 수요가 정상적인 속도로 증가한다면 향후 3년간 생산량이 의미 있게 늘어 공급 제약이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 61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다고 지난달 23일 공시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 61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다고 지난달 23일 공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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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자인 자산운용사 블루박스의 윌리엄 드 게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 인터뷰에서 "메모리 산업은 막대한 등락을 겪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히 끔찍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사이클은 사라졌고,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됐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결국 업황이 급격히 꺾이곤 했다"고 지적했다. 란모어 펀드 매니지먼트의 앤드루 라핑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 "표범은 쉽게 자신의 무늬를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모리 주가 과열이 한국 증시 전반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매뉴라이프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월 42.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종목의 등락이 지수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인 셈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브라이스 글로벌 CIO는 지난 13일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의 차익을 실현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로 분산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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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부 투자은행은 두 기업에 대해 여전히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지난 15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34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삼성전자를 34만원에서 59만원으로 상향했다. 두 종목 모두 당시 주가 대비 약 118~12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향후 5년간 AI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어서, 두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약 6배에서 대만 TSMC 수준인 20배가량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봤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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