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45년사 바꾼 '연쇄 사정'…반년만에 역대 과징금 '톱10' 중 3개 물갈이
밀가루(2위)·설탕(4위)·시중은행(9위) 연쇄 제재
올해 과징금 1.7조…5개월만에 역대 최고치 경신
반년 만에 공정거래위원회 역대 과징금 상위 10위권 중 무려 3개 사건이 한꺼번에 물갈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공정위에 따르면 창립 이래 45년간 쌓아온 역대 과징금 상위 10대 사건 중 3개가 반년도 안 되는 기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최근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에 부과된 과징금은 6710억원으로, 2017년 '퀄컴 특허 갑질' 사건(1조 311억 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올해 3월 설탕 가격 담합 사건(3960억 원)이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1월 제재를 받은 4대 시중은행 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담합 사건(2720억 원)이 역대 9위를 마크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대형 사건이 단 1건(철근 입찰 담합, 2565억 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법 집행의 밀도와 사정 강도에서 확연한 격차를 드러낸 것이다. 연간 누적 과징금도 '역대급'이다. 올해 1월부터 26일 현재까지 47건의 사건에 과징금을 총 1조7559억원 부과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다 과징금을 부과했던 2017년 기록(1조3308억 원)을 단 5개월 만에 가볍게 뛰어넘은 수치다. 게다가 하반기에 과징금 1조원대가 거론되는 전분당 가격 담합 사건, 증권사 국고채 담합 사건의 제재가 예정되어 있어 올해 과징금 최종 규모는 예년과 격이 다른 규모가 될 것이 확실하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단기간에 대형 카르텔을 연쇄적으로 붕괴한 배경으로 조사와 정책 부서를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통한 속도전과 더불어 치밀한 추적 조사가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설탕, 밀가루와 아직 제재 결과가 안 나온 전분당 담합 사건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상당 부분 겹친다"며 "설탕 사건 조사 과정에서 얽혀 있는 다른 품목들의 담합 혐의와 단서들을 꼬리표처럼 포착해 연쇄 적발해 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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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서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 품목과 담합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공정위의 사정 역량을 집중한 점도 이례적인 과징금 성과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향후 정원을 200여명 추가로 늘리고, 과거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 부활을 추진하고 있어 현재의 과징금 규모가 '뉴 노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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