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집회에 시민 수천명 운집
임대료가 월급 98.7% 수준…독립 비율 ↓
"청년들에게 독립은 더 가난해진다는 뜻"

관광대국 스페인에서 시민 수천 명이 치솟는 주거비용을 견디다 못해 거리에 나섰다.


스페인 마드리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주거난과 관련한 집회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주거난과 관련한 집회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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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24일(현지시간) AP통신을 인용해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 수천 명이 참가해 '우리는 관광객 말고 이웃을 원한다' 등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대도시 주민들은 관광객을 위한 단기 숙박 임대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주거용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해 왔다.

특히 청년들은 혼자 살림을 꾸리려면 월급의 대부분을 임차비용으로 써야 해 부모 집에 최대한 오래 머무르고 있다. 스페인 청년협의회(CJE)가 지난 22일 펴낸 보고서를 보면 16∼29세 청년 가운데 부모 집을 떠나 독립한 비율은 14.5%로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았다. 1년 전보다 독립 청년이 4만 8513명 줄어든 수치로, 청년 630만명이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독립하는 평균 나이도 30.2세로 올라가 청년기로 분류되는 연령대를 넘어섰다.


유럽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스페인의 주거비용은 1년 전보다 약 13% 상승했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28세 교사 에스트레야 바우두는 "할머니 집에 얹혀살고 있다"며 "나처럼 많은 청년의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고, 높은 집값과 낮은 임금 탓에 임대 주택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스페인 청년들이 주거난 시회에 참여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청년들이 주거난 시회에 참여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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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부담은 수치로 드러난다. CJE에 따르면 청년 노동자의 세후 월급은 평균 1190유로(약 209만원)인데 월세는 평균 1176유로(약 206만원)에 달한다. 혼자 살려면 월급의 98.7%를 집값으로 써야 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독립한 청년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임대로 살고, 33%는 집을 나눠서 쓰고 있다. 혼자 사는 청년은 19.7%에 그쳤다. CJE는 "청년 33%가 시간제로 일하고 29.3%가 빈곤이나 사회적 배제 위험에 놓여 있다"며 "이들에게 독립은 더 가난해진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관광객이 970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민자 증가, 중남미 부유층의 투기성 주택 매입이 겹쳐 주택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앞서 스페인 중앙은행은 주택 70만채가 부족하다고 추산한 바 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70억유로(약 12조 3200억원)를 들여 공공주택을 추가로 짓고 청년층의 주택 임차·구매를 지원하는 내용의 주택난 해소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주거용 임대차 계약을 자동 연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최고 2%로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시민들 불만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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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집회는 부패 의혹 등으로 페드로 산체스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바로 다음 날 이어졌다. 이에 오는 2027년 총선을 앞둔 페드로 산체스 정부의 주요 정치적 약점으로 꼽히는 주거난이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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