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MOU 내용 공개 후 강경파 비판
'핵 없는 종전' 비판 방어
외교 성과로 연결하려는 정치적 셈법
중동국가 협정 참여 가능성 낮아
사우디 등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조건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국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 참여를 공개 요구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화당 내 강경파들의 '핵 없는 종전' 비판을 방어하면서 중동 질서 재편이라는 외교 성과로 연결하려는 정치적 계산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중동 주요국에 아브라함 협정 참여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저는 매우 복잡한 퍼즐을 맞추기 위해 미국이 쏟은 모든 노력을 고려할 때, 이 국가들 모두가 최소한 동시에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이 국가들'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파키스탄을 말한다. 그는 "이 중 한 두 국가 정도는 서명하지 못할 사유가 있을 수 있고, 수용되겠지만, 대부분은 이란과의 이번 정착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만들 준비와 의지,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즉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의무적으로 요청하며, 이란이 미국 대통령인 저와 합의서에 서명한다면 이란 역시 유례없는 세계적 연합의 일원이 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미국 중재 아래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 외교 틀이다.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는 대신 안보·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UAE와 바레인은 이미 이 협정에 가입한 상태다. 그러나 이집트와 요르단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랍국가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전까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공화당 친이스라엘 강경파 달래기
트럼프 대통령이 아브라함 협정을 갑자기 꺼내든 배경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우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핵 문제는 향후 30~60일간 추가 협상을 이어가는 양해각서(MOU)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공화당 친이스라엘 강경파를 중심으로 비판이 확산했다.
전날 톰 틸리스 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이란이 최종 평화 합의도 없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약속했다는 점이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마저 "이럴 거면 애초에 전쟁을 왜 시작했는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듯한 모양새가 되면서 '오바마식 핵 합의 시즌2'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국가들이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강경파를 달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실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구상을 "중동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합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즉각 지지했다.
가능성 작아…중동, 파키스탄 국가 수립 조건 내세워
다만 현실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가자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아랍권 내 반이스라엘 여론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중동 지도자들과 통화에서 이란 전쟁 종식 이후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요구하자 사우디와 카타르, 파키스탄 지도자들은 뜻밖의 요구에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고 악시오스는 보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전화선에 침묵이 흘렀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거기 있느냐'고 농담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우디와 카타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인정할 경우에만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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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되돌릴 수 없는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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