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인플레이션 변화 없어
명목금리(채권금리) 상승
실질금리가 올랐다는 의미
재정적자·AI 등 구조적 변화에 주목

이란 전쟁이 끝나고 국제유가가 안정돼도 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미국의 재정 부담과 인공지능(AI) 투자 붐,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 등 구조적 요인을 장기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어서다.


"종전 후 유가 하락해도 美 10년물 금리 안 떨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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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인플레이션 변화 없어…실질금리 오르며 채권금리 ↑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BEI)보다 실질금리(real yield) 상승 영향이 더 컸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값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4.6%이고, 시장이 예상하는 평균 물가상승률(BEI)이 2.2%라면 나머지 2.4%가 실질금리다. 쉽게 말해 인플레이션을 걷어내고 투자자가 실제로 받는 금리 수준이다.


통상 시장에서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국채금리도 상승한다고 이해한다. 반대로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하락하면 금리 역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미국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Fed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2022년 상반기보다 여전히 50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5년물 5년 선도 기대인플레이션율(5y5y BEI)'도 약 2.2% 수준으로 지난해 말과 큰 차이가 없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큰 변화가 없는데 장기채 금리가 급등한 것이다. 이는 시장이 유가·관세·임금 등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보다 미국 경제 구조 변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클레이즈의 미국 인플레이션 전략 책임자인 조너선 힐은 "장기채 매도가 단순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은 시장 가격과 맞지 않는다"며 "정부 부채 증가와 더 높은 중립금리 가능성, AI 투자 확대가 실질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시장이 단순한 물가 상승보다 미국 경제가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감내해야 하는 구조, 다시 말해 '돈값' 자체가 더 비싸져야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재정적자·AI·중립금리 상승 가능성도…美 경제 구조적 변화

"종전 후 유가 하락해도 美 10년물 금리 안 떨어질 것" 원본보기 아이콘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도 장기금리 상승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 추진으로 이미 큰 규모인 국가 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국채 발행 물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I 투자 붐도 변수다. AI는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물가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반도체 수요 급증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확대 등을 통해 오히려 경제 과열과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를 자극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중립금리가 과거보다 높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힐 바클레이즈 전략책임자는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 5%가 더 이상 저렴한 수준이 아닐 수 있다"며 "이는 더 높은 수익률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감내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지금까지 시장은 Fed의 장기 기준금리가 2~3%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봤지만, 중립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보다 높은 금리가 새로운 '정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라면 10년물 미국채 금리 5%는 매력적인 투자 수준으로 인식됐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Fed가 금리를 쉽게 인하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시장은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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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의 패드릭 가비 미주 리서치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돼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더라도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미국 국채금리는 시장 기대만큼 크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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