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로마 황제도 무릎 꿇렸다"…이란, 美에 승리 주장 메시지
외무부 대변인, SNS에 페르시아 승전 부조
외신 “협상 국면 ‘승리’로 포장하려는 의도”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과 핵 협상을 포함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 중인 가운데, 이란 정부가 고대 페르시아의 대(對)로마 승전 역사를 소환하며 사실상 '승리 서사' 구축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고대 페르시아 사산조 시기의 '샤푸르 1세 낙쉐 로스탐 승전 부조' 이미지와 이란 지도를 합성한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부조는 이란 남부 파르스주 페르세폴리스 인근 낙쉐 로스탐 유적지 암벽에 새겨진 것으로, 사산조 페르시아 황제 샤푸르 1세가 로마 제국을 상대로 거둔 승리를 묘사하고 있다.
부조에는 전사한 로마 황제 고르디아누스 3세가 말 아래 깔린 모습과, 생포된 발레리아누스 황제가 끌려가는 장면 등이 담겼다. 당시 로마 황제가 적국에 생포된 사건은 로마 역사에서도 전례 없는 굴욕으로 꼽힌다.
바가이 대변인은 "로마인들은 로마가 세계의 중심이라고 믿었지만, 이란인들은 그 환상을 산산조각냈다"고 적었다. 이어 "로마 황제는 결국 사산 왕조가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게시물이 단순한 역사 소개가 아니라 미국과의 협상 국면을 자국민에게 '이란의 승리'로 인식시키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상당한 군사·경제적 피해를 입었지만, 결국 미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다는 점을 성과로 내세우는 흐름이 감지된다. 이번 전쟁 결과를 패배보다 '생존과 저항의 성공'으로 해석하려는 것이다.
이란 전문 매체 암와즈미디어의 모하마드 알리 샤바니 편집장은 NYT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국보다 훨씬 쉽게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새 지도부는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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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과 이란은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핵 문제 및 대이란 제재 완화 논의를 포함한 양해각서 체결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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