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비용, 위기전조 아냐"
김용범 정책실장, 24일 페이스북 메시지
고환율 현상에 "외국인 매도세가 올린 것"
금리는 속도가 중요, 물가는 비상한 대응
부동산 상승 국면에 "시장보다 더 강하게"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면서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공급 확대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환율, 물가 부문의 '3고 현상'은 긍정적 신호라는 취지다.
김 실장은 "현재의 원화 약세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코스피가 70% 이상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이 작년 말 1300조원에서 최근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평가차익 회수를 위해 올해 누적 110조원의 매도세를 보였는데, 이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 올렸다는 게 김 실장의 주장이다.
이어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화자금시장은 안정적"이라면서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환율 수준 자체보다 외화자금의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금리에 관해서 김 실장은 "안이하게 볼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금리 상승은 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적 전환 가능성, 성장률·물가 전망 상향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성장 흐름도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금리 상승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다만 김 실장은 "중요한 것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상승 속도와 변동성"이라며 "가계부채 부담이 큰 경제에서 급격한 금리 상승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과 금융 불안을 빠르게 키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 압력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반대로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 필요한 것은 시장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을 과도하게 앞서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충격이 취약부문에 집중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고 썼다.
아울러 김 실장은 물가에 대해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은 각국에서 에너지·식품·물류 전반에 걸쳐 비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공급충격에서 비롯된 물가상승은 통화정책만으로 제어하기 어렵고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실장은 중동 정세 장기화가 서민 생활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실장의 글에는 3고 현상 외 다른 부문에 대한 분석도 담겼다. 부동산에 대해 김 실장은 "정부가 가장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영역"이라면서 "명목성장률 상승, 자산시장 동조화, 입주 물량 급감이 삼중으로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실장은 "자본이 고가 부동산으로 쏠릴 경우, 한국경제가 진입한 새로운 도약의 국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으로의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건전성의 경우 "인식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대외금융자산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며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한 자산가치가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 자산이 전례 없는 규모로 팽창한 만큼, 향후 글로벌 환경 변화나 리밸런싱 과정에서 자금이 일시에 이동할 경우 외환·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김 실장은 " 외화보유액은 8년째 4000억달러대에 정체돼 있고 원화 국제화로 자금이동의 속도와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라면서 "순자산 규모나 환율 레벨보다 경상흑자의 지속성과 외화자금시장의 안정성을 핵심 관리지표로 삼는 한편, 외화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을 새로운 정책 과제로 본격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실장은 "외국인 자금 변동성에 대한 가장 구조적인 완충은 내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며 "퇴직연금 활성화, 청년형 ISA 등 주식보유에 대한 정책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것이 단순한 자본시장 육성 차원을 넘어 대외건전성 관리의 핵심 수단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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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이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구시대의 문법으로 신시대를 해독하려 하면 보이는 것도 놓치고 대응도 어긋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을 잠재우는 해설이 아니라 달라진 현실을 달라진 눈으로 직시하는 안목"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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