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심사 주재
감독상 세 명·연기상 네 명 공동 수상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가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한국 작품으로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오른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수상에 실패했다.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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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2007년 '4개월, 2주, 그리고 2일' 뒤 19년 만에 최고상을 다시 받았다. 황금종려상을 2회 이상 수상한 열한 번째 감독이 됐다.

그는 "오늘날 사회는 분열되고 급진화되고 있다"며 "우리 영화는 모든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선언이자, 관용과 포용, 공감에 대한 메시지"라고 소감을 밝혔다.


'피오르드'는 루마니아계 노르웨이인 부부가 외딴 마을로 이주해 자녀 양육 방식과 종교 문제로 이웃과 충돌하는 이야기다.

심사위원대상은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미노타우로스'에 주어졌다. 2022년 러시아를 배경으로 성공한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안팎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삶이 흔들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프랑스 망명 중인 즈비아긴체프 감독은 무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 "학살은 멈춰야 한다"며 "이 살육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뿐이다.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상은 '라 볼라 네그라'의 하비에르 암브로시·하비에르 칼보 감독과 '파더랜드'의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라 볼라 네그라'는 스페인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미완성 희곡을 바탕으로, 1932년·1937년·2017년을 살아가는 세 남자가 욕망과 상처로 연결된 이야기를 펼친다. 칸에서 처음 공개됐을 당시 20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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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더랜드'는 1940년대 독일을 배경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마스 만이 딸과 함께 분단된 독일을 횡단하는 82분짜리 흑백 영화다.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은 "독재자와 불리에 저항하려면 용기가 필요하지만, 소음과 알고리즘, 동료 압력에 저항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우주연상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에서 주연한 비르지니 에피라와 오카모토 다오가 차지했다. 두 배우는 요양원 관리자와 실험극 연출가가 각자의 일을 통해 깊은 유대를 발견하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남우주연상은 루카스 돈트 감독의 '카워드'에서 사랑에 빠진 두 병사를 연기한 에마뉘엘 마키아와 발렌틴 캉파뉴가 수상했다. 참혹한 전쟁 속에서 부드러운 내면과 개인 욕망을 연기한 두 배우는 시상대에서 서로를 끌어안아 환호받았다.


각본상은 '노트르 살뤼'의 에마뉘엘 마레 감독, 심사위원상은 '더 드림드 어드벤처'의 발레스카 그리스바흐 감독에게 돌아갔다.


박찬욱 감독.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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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심사의 중심에는 박찬욱 감독이 있었다. 심사위원장을 맡아 데미 무어, 스텔란 스카스가르드, 클로이 자오, 라우라 완델 등과 경쟁 부문 진출작 스물두 편을 평가했다. 그는 폐막 뒤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황금종려상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받아본 적 없는 상이라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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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상에 실패한 '호프'의 나홍진 감독은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남은 약 2개월"이라며 "개봉 전까지 작품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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