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침묵을 결혼 동의로 간주"…아동결혼 '사실상 합법화' 아프간에 비판 커져
지참금 많고 착취 없으면 아동결혼 가능
유엔 "여성과 아동 권리 훼손 행위" 비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아동 결혼을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법령을 발표해 국제사회 비판이 커지고 있다. 유엔은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22일(현지시간) AP·AFP통신과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아프간 법무부는 최근 이혼 관련 규정을 담은 제18호 법령을 발표했다. 법령에는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충분한 지참금을 주고받지 않았거나 부도덕한 착취를 통해 미성년자를 결혼시킨 경우 혼인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표면적으로는 미성년자 보호 조항처럼 보이지만, 충분한 지참금이 오가고 착취가 없으면 아동 결혼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도 "아동 결혼이 허용된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비판했다.
법령은 법원 승인을 받을 경우 사춘기에 이른 뒤 혼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소녀가 이전에 침묵했다면 이후에는 계약을 취소할 권리를 잃는다고 명시했다. 더타임스는 이를 두고 "탈레반이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의 침묵을 결혼 동의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조젯 가뇽 UNAMA 부특별대표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프간 민법상 법적 결혼 가능 연령은 소녀 16세, 소년 18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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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재집권한 뒤 여성의 중학교 진학 금지, 남성 보호자 없는 외출 제한, 여성 취업 통제 등 여성 인권을 강하게 억압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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