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경제 40% 이상 장악
최고지도자도 제어 불가능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강경 노선을 보여온 이란 혁명수비대가 기존보다 좀더 협상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군사·외교적 판단으로 보이지만, 실제 배경에는 중동 최대 지주회사로 불리는 혁명수비대가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입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군사조직, 실질적으로는 이란 최대 재벌
혁명수비대는 일반적으로 이란의 정예 군사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석유화학, 건설, 통신, 제조, 식음료 등 이란 경제 전반에 깊숙이 관여한 거대 기업 집단으로 평가된다. 산하 기업만 800개가 넘고, 관련 임직원도 17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혁명수비대가 이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혁명수비대를 두고 “중동 최대 재벌 그룹”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이란의 주요 수출입 업체 상당수가 혁명수비대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으며, 중동에서 알려진 음료 업체인 ‘잠잠콜라’ 역시 혁명수비대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군사 조직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건설부터 식음료, 석유화학, 항공·자동차 분야까지 손을 뻗은 거대 경제 권력으로 성장한 셈이다.
혁명수비대 경제 조직의 중심에는 ‘카탐 알안비아’로 불리는 대형 지주회사 성격의 조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조직 아래에는 건설, 발전소, 자동차·항공기 제조, 석유화학 관련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시 그 밑에 수백 개의 자회사가 연결된 구조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군사 조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대기업 집단과 유사한 지배 구조를 갖춘 셈이다.
하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와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석유 수출과 수출입 물류가 막히자 혁명수비대 산하 기업들의 손실이 커졌고, 일부 기업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던 막대한 외화 수입이 줄어들면서 혁명수비대 역시 강경 노선만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정치·경제 모두 장악…최고지도자도 제어 못해
혁명수비대가 막대한 경제력을 갖게 된 배경에는 이란 최고지도자 체제와 국부펀드, 비영리재단이 얽힌 자금 구조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제난과 서방 제재로 민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 혁명수비대가 파산 위기의 기업들을 대거 인수하며 영향력을 넓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고지도자 권한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금과 혁명수비대 관련 재단이 활용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후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사 조직을 넘어 이란 정치와 경제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권력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이란 내부에서도 혁명수비대가 경제를 과도하게 장악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미 커진 조직의 힘을 쉽게 통제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다. 일부에서는 최고지도자조차 혁명수비대의 경제 권력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혁명수비대 산하의 바시즈 민병대 조직도 주목받고 있다. 바시즈는 전시에는 민병 조직으로, 평시에는 혁명수비대의 정치적·사회적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청년층과 상인, 기업 내부 인력까지 포섭하며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을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과의 협상이 쉽게 풀릴지는 미지수다. 혁명수비대가 경제적 압박 때문에 협상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그동안 쌓아온 군사·경제적 이해관계가 쉽게 조정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종전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혁명수비대가 다시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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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협상의 핵심 변수는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만이 아니라 혁명수비대의 경제적 이해관계다. 돈줄이 막힌 혁명수비대가 강경 노선에서 한발 물러설지, 아니면 내부 권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돌파구를 찾을지가 향후 중동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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