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청소원도 연봉 1억…힘세진 노조들, 대규모 임금 인상에 물가 상승 우려 커진 美
美 뉴욕 노조, 대규모 임금 인상 따내
회사 측 "인건비 부담에 물가 상승 우려"
미국 뉴욕시 노조 노동자들이 잇따라 대규모 임금 인상을 이끌어내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뉴욕시 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대규모 임금 인상을 잇따라 따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텔 객실 청소 노동자들은 향후 연봉 10만달러(1억5159만원) 이상을 받게 됐고, 파업에 나섰던 통근철도 노동자들도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통근철도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은 이미 13만5000달러(2억474만원)에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 경비원과 간호사들도 올해 초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WSJ는 이번 협상에 대해 "높은 생활비 부담과 친노조 성향 정치권 분위기 속에서 조직 노동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노조 "비싼 뉴욕 물가 탓 임금 인상 필요"
노조 측은 도시 운영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이 비싼 도시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려면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텔업계는 숙박 요금 인상 가능성을, 의료업계는 의료비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도 롱아일랜드철도(LIRR) 노조와 협상 과정에서 과도한 임금 인상은 운임 인상이나 추가 차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파업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수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현재 약 10%로 1950년대 중반 약 3분의 1 수준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노조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으로 변했다. 갤럽 조사에서는 지난해 응답자의 68%가 노조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노동자 계층 지원과 부유층 증세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그는 간호사 파업 현장을 방문하고 노동절 집회에도 참석했다. 맘다니 시장은 도어맨 노조 지지 영상에서 "뉴욕시에서 가정을 꾸리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WSJ는 뉴욕의 생활비가 금융업 종사자들의 높은 소득 등에 힘입어 수십 년간 급등했다고 전했다. 맨해튼 미드타운 식당 점심값은 100달러(15만원)를 넘기 쉽고, 퇴근 후 술값은 30달러(4만5000원) 수준이며 사립학교 학비는 자녀 1인당 연간 7만달러(1억621만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어진 인플레이션도 부담을 키웠다. 뉴욕시 감사관실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집 평균 비용은 연간 2만6000달러(3943만원)로 2019년보다 43% 상승했다. 부동산 플랫폼 스트리트이지에 따르면 지난 4월 뉴욕의 중위 임대료는 전년 대비 7% 오른 월 4120달러(625만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호텔·게임업종 노조는 지난 19일 약 250개 호텔에서 일하는 조합원 3만명을 대상으로 노조 역사상 최대 폭 임금 인상안을 담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조합원 승인 절차를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인 새 계약에 따르면 대부분 노동자의 시급은 8년간 50% 인상된다.
객실 청소 노동자의 시급은 현재 39.87달러에서 계약 마지막 해 61.07달러로 오른다. 노조는 이들이 계약 6년 차부터 연봉 10만달러 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IRR 노조와 MTA도 파업 사흘째인 지난 19일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파업으로 롱아일랜드와 뉴욕시를 오가는 약 30만명의 통근객이 영향을 받았다. 노조와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호텔 노조, 뉴욕 정치권에서 강한 영향력 행사"
WSJ는 뉴욕 호텔 노조가 뉴욕 정치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 중 하나라고 전했다. 리치 마로코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서명한 실업보험 상한 인상 법안 통과를 추진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주간 실업수당 최대액을 72% 늘린 주당 869달러로 상향했다.
마로코 위원장은 높은 생활비가 조합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합원의 80% 이상이 가족의 주 소득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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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싱크탱크 시민예산위원회의 애나 챔페니 연구담당 부대표는 "합리적인 임금 보상과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추가 비용은 결국 승객이나 납세자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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