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임대 공급확대 위해 동단위→부분 매입 허용
5만4000호 신축…LH 사전컨설팅 등 기간 단축

정부가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비(非)아파트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건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전월셋값이 급등하는 등 주거 불안이 한층 고조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이 수년째 지속된 가운데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실거주를 유도하면서 임대차 매물 감소, 그로 인한 전월셋값 급등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위축된 비아파트 주택 시장을 되살려 급한 불을 끄겠다는 구상인데 임대차 수요의 경우 당장의 거처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풀기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촌. 2025.06.27 윤동주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촌. 2025.06.27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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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빠른 비아파트' 매입임대 키운다

매입임대주택은 상대적으로 공급 효과를 빨리 낼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기존 주택 매입임대의 경우 물량의 상태 등을 따져 매입 후 정비를 거쳐 곧바로 입주가 가능하며 신축 매입약정 역시 공공택지 기반의 건설임대에 비해 빠르다.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물량의 경우 관련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경우 공고 후 2년 내 입주가 가능한 사례도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초 세종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입임대와 관련해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이라는 표현이 맞는데 도시형 생활주택 등 다양한 주택 공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22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밝힌 대로 2년간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비아파트 6만6000가구는 지난 2년간 공급 물량 3만6000가구에 견줘 두 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이를 위해 과거 동 단위로 매입하던 걸 부분매입하는 방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현재는 100가구 전체 사업장 1곳을 매입하는 방식이라면 앞으로는 100가구 가운데 20가구 식으로 일정 물량만 사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최소매입기준도 완화한다. 현재는 서울에서 19가구, 경기에서는 50가구 이상을 최소 매입기준으로 두는데 이를 10가구로 완화키로 했다. 기존 주택 매입임대의 경우 10년 이하로 돼 있는 건축연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을 손본다.

정부가 발표한 향후 2년 내 6만6000가구 비아파트 가운데 5만4000가구는 신축을 통해 공급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주택건설 사업자는 토지 확보단계에서 땅값의 최대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70%까지 가능했다. 또 남은 토지비와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지원을 강화해 사업자 자금부담을 토지비의 10% 수준까지 낮추기로 했다.

불 붙은 전월셋값 '非아파트 매입임대'로 진화 나선 정부 원본보기 아이콘

착공 전후 사업자 자금조달 숨통

공사비는 공정률에 따라 지급된다. 기존에는 골조공사 후 일부를 받고 준공 시점에 나눠 받았는데 이를 3개월 단위 식으로 공정률에 따라 받는다. 사업부실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지원자금은 신탁사 대리사무 등을 통해 관리 투명성을 강화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HUG는 신탁우선수익권 1순위를 확보하는 보완책도 마련키로 했다.


이 밖에 사업자 설계 시간을 단축하고 일정 수준 품질을 맞추기 위해 설계단계에서부터 LH가 표준평면도를 제시하고 사전 컨설팅도 해주기로 했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주거 사다리의 중요한 한 축인 민간 비아파트 시장의 공급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이 적극 매입·공급에 나서 시장 정상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하면서도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고 본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LH 주도의 매입임대는 과거 비아파트 시장 위축을 가져왔던 전세사기 문제서도 해방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월세난 해소의 긍정적인 신호"라며 "사업자 자금조달 활로를 열어준 것도 중소, 중견 건설사 사업 참여 유인을 대폭 높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아파트 시장의 위축에 따른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취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다주택자 규제와 수요 억제 등이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매입임대 방식 외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 붙은 전월셋값 '非아파트 매입임대'로 진화 나선 정부 원본보기 아이콘

매매·전월세 동반 급등…주거불안 고조

이날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다룬 비아파트 매입임대 확대방안은 '정식' 회의 안건이 아니었다. 통상 장관급 회의의 경우 사전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안건을 올려 논의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방안은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나 전세가격 오름폭이 가팔라지는 등 시장불안 조짐이 완연해지면서 급히 회의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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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0.31% 오르며 16주 만에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나 용산구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지난주 상승 전환한 후 오름폭을 키웠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대가 낮은 주변 지역에서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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