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확산
정용진 회장 사과했지만…사퇴 목소리 확대
정치권·지자체·정부 등 불매 움직임 가속
신세계그룹 광주 대규모 투자 사업도 부담
직접 사과 등 정 회장 후속 대응 주목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이 확산되면서 신세계그룹이 광주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광주광역시 어등산 일대에서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지분 100% 보유한 자회사로, 회사 측은 어등산 부지 41만7531㎡(약 12만6000평)에서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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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원 규모 '그랜드 스트필드 광주' 조성사업, 내년 착공 예정

신세계프라퍼티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23년 12월 광주광역시도시공사와 '어등산관광단지 부지 개발 공동 추진'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뿐 아니라 호텔·콘도·골프장 등을 결합한 체류형 복합단지를 계획하고 있다. 2030년까지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와 콘도, 드라이빙스쿨, 골프레인지 등을 완공하고 2033년까지 레지던스와 부대시설을 추가하는 등 총 3단계 공사로 기획했다. 총사업비는 1조3403억원 규모다.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까지 부지 관리를 비롯한 사전 준비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1,2단계 착공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가 5·18광주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으로 확산하면서 광주 지역 여론 악화라는 변수에 직면했다.

당장 해당 사업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광주시는 강기정 시장의 지시로 지자체 주관 각종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사용을 금지하면서 직접 스타벅스 불매에 나섰다. 광주은행도 은행 자체적으로 스타벅스 제품과 쿠폰 지급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쇼핑몰 개발 사업은 지자체 인허가가 핵심"이라면서 "광주의 가장 아픈 손가락인 5·18을 직접 건드린 만큼 광주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신세계가 주도하는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도 진행 중이다. 광천터미널 일대를 백화점·터미널·호텔·업무 문화시설 등이 결합한 복합공간으로 재편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3조원 규모다. 당초 이 사업은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와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을 앞두고 현지에 양질의 숙소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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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역 소상공인과 시민단체 등이 생계를 위협한다며 반대해 추진이 무산됐다가 2023년 11월 광주시와 신세계, 금호 측이 광천터미널 복합화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공식화됐다. 계획상 올해부터 2028년까지 1단계로 백화점을 신축하고, 이후 2033년까지 터미널·호텔·공연장·업무시설과 주거·의료·양로·교육시설이 들어서는 2단계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허가 등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아직까지 첫 삽을 뜨지 못한 상태다. 광주신세계는 정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가 지분 62.8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번 스타벅스 논란과는 무관하다는 의견이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지만, 그룹의 이미지 하락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광주시는 이미 협약을 마친 사업이 중단되는 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발 빠르게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한 것도 부정적인 여론을 수습하고 그룹이 추진 중인 사업에 타격을 줘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정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빗발치는 상황이라 이를 만회하고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직접 방문하거나 사과하는 등의 후속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용진 회장 직접 사과했지만…책임론 확산

정 회장은 해당 이벤트 기간 미국에서 체류하다 논란이 터진 직후인 지난 20일 급히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 오후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인 SCK컴퍼니의 손정현 대표와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책임자와 관계자에게 중징계를 내릴 것을 직접 지시했다.


이튿날에는 그룹을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태를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고 규정한 뒤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죄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며 "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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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에서는 연일 정 회장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광주·전남 143개 시민사회단체는 전날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날(제46주년 5·18 기념일)에 부적절한 이벤트를 진행해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과 분노를 안겼다"며 "스타벅스코리아와 신세계그룹은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또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해임은 본질을 흐리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며 "최종 책임자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공 피해자단체 연합회와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위원회 등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의 사과와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했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정 회장과 손 전 대표를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 달라며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서울청은 해당 고발 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앞서 지난 18일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 과정에서 사용한 '탱크 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5·18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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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도 비판에 가세했고, 여권에서는 5·18 조롱 처벌법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앙 정부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사실상 스타벅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섰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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