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 민원에 긴급한 민원 대응 차질
서울교통공사 '자동 제어 시스템' 안내
안내 스티커·온라인 숏폼 등으로 홍보

서울지하철 냉방 '자동 조절' 중인데…"덥다" 민원만 1년에 75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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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지하철 에어컨 좀 18도로 틀어주면 안 돼?"


서울교통공사 승무지원처에서 근무 중인 한지훈 주임은 입사 후 지인들에게 이런 개인적 민원을 가장 많이 받았다. 사실 한 주임도 입사 전까진 승무원이 지하철 온도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차 냉난방이 여름철엔 24도, 겨울철엔 18도로 설정된 '자동 제어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는 "나조차도 몰랐던 사실이라면 시민들은 오죽하실까"라는 생각에 직접 오해를 풀고자 나섰다. 현장의 고충과 시스템의 원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한 주임이 직접 숏폼 영상을 통해 홍보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이다. 승무원의 고충을 담은 숏폼 영상을 제작해 냉난방 온도 기준과 자동 제어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로 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내부. 연합뉴스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내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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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전체 불편 민원 101만여건 중 냉난방 민원은 79만8000여건으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냉난방 민원 중 '덥다'는 민원이 75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춥다'는 민원도 5만건 가까이 집계됐다. 시간대별로 보면 오전 출근 시간대(7~9시)와 오후 퇴근 시간대(오후 6~8시)에 냉난방 민원이 집중됐다.

같은 열차 안에서 개인별 체감온도 차이로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파워냉방 안되나요?"라는 민원과 "너무 추우니 에어컨 약하게 해주세요"라는 상반된 민원이 동시에 들어올 때도 적지 않았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고객센터 상담사와 승무원들은 긴장하고 있다. 냉난방 민원이 주로 날씨가 무더운 5월에서 9월 사이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여름철 폭염이 길어지고 강해지면서 냉난방 민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고객센터 상담사와 승무원들은 냉난방 민원 대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긴급한 민원 대응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하지만 열차 내 에어컨은 승무원이 임의로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다. 열차 냉난방 시스템은 환경부 고시에 따라 여름철 24도, 겨울철 18도로 자동 운영된다. 기준 온도에 맞춰 냉방 장치가 자동 작동하는 구조다. 승무원이 '파워 냉방'을 하고 싶어도 집처럼 마음대로 온도를 조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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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냉난방 민원을 줄이고 시민의 공감과 협조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냉난방 운영에 대한 승객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2호선과 8호선에 부착한 냉난방 안내 스티커를 6호선에도 확대 부착한다. 또한 집중되는 냉난방 민원 처리로 응급환자, 범죄 등 긴급민원 처리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또타앱' 민원신고 화면 상단에 표출할 계획이다. 공사는 70% 이상의 민원이 '또타앱'을 통해 접수되는 만큼 민원 감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홍보 방식에서 시민들이 알기 어려웠던 승무원의 고충을 담은 다양한 숏폼 영상 제작으로 냉난방 온도 기준 및 자동 제어 시스템에 대한 승객의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여름철에 더욱 쾌적하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힘쓴다. 혼잡시간대에 차량 기지에서 출고하는 열차들에 대해서는 냉방 취급과 환풍기를 상시 가동하고, 열차 냉방 성능 향상 등 기술적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이번 달 4호선 신조 열차 1개 열차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활용 객실 적정 온도 제어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뒤 순차적으로 4호선 신조 열차 25개 열차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지하철 호선별 약냉방칸 위치(출처=서울교통공사)

지하철 호선별 약냉방칸 위치(출처=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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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객실 적정 온도 제어 시스템은 AI를 통해 사전 학습된 혼잡도 예측 정보를 바탕으로 열차가 혼잡 구간에 진입하기 이전 AI가 냉방을 선제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지난달 서울시 창의 발표회에서 객실 환경 개선 기대 효과를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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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느껴질 땐 본인의 체감 온도 상태에 맞춰 열차 내에서 자리를 이동하면 더욱 쾌적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열차 내 냉기의 흐름에 따라 객실 중앙부가 가장 온도가 높고 객실 양쪽 끝은 온도가 낮기 때문이다. 추위를 느끼는 승객의 경우 일반칸에 비해 1도 높게 운영되는 약냉방칸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약냉방칸은 1·3·4호선에서 4·7번째 칸이며 5·6·7호선은 4·5번째, 8호선은 3·4번째 칸이 해당된다. 2호선은 혼잡도가 높아 약냉방칸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열차 냉난방은 환경부 기준에 따라 자동 제어되는 시스템으로 쾌적한 열차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전 부서가 협업해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라며 "승무원이 임의로 냉방을 조절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응급환자·범죄 등 긴급 민원의 우선적인 처리를 위해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냉방 '자동 조절' 중인데…"덥다" 민원만 1년에 75만건 원본보기 아이콘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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