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故 엘리자베스 여왕 의중 담긴 메모 공개
특사 재임 당시 엡스틴 기밀 유출 의혹 불거져
앤드루, 엡스타인 친분 논란으로 왕실 지위 박탈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차남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의 무역 특사 임명을 바란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 AP연합뉴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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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21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매체를 인용해 "영국 정부가 앤드루 특사 임명 관련 기밀 문건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해당 문건에는 데이비드 라이트 당시 영국 국제무역청 대표가 여왕의 보좌관과 대화한 뒤 작성한 2000년 2월 메모가 포함됐다.

당시 라이트 대표는 메모에서 "여왕의 소망은 이 역할이 켄트 공작(여왕의 사촌 에드워드 왕자)에서 요크 공작(앤드루)으로 계승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앤드루는) 매년 해외 시장에서 무역 촉진 방문에 2~3차례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저명한 해외 인사들을 만나고 필요시 식사나 리셉션을 주최하기를 바란다"라고도 썼다.


앤드루는 이 임명을 계기로 2001~2011년 '영국 국제 무역 및 투자 특별 대표'를 지냈다. 앞서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는 앤드루가 특사 재임 중 홍콩·베트남·싱가포르 등 공식 방문 보고서를 비롯한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앤드루는 지난 2월 19일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같은 날 '수사 중 석방' 상태로 풀려났다.

앤드루를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엡스타인과의 오랜 친분이다. 엡스타인의 피해자 버지니아 기우프리는 지난 2021년 앤드루가 17세였던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앤드루는 2022년 금액을 밝히지 않은 합의금을 지급하고 소송을 종결했다. 합의 당시 그는 엡스타인이 수많은 어린 여성을 성 착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국왕 찰스 3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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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는 기우프리 회고록 출간에 앞선 2025년 10월 앤드루가 요크 공작 작위를 자진 반납하자 일주일 뒤 왕자 칭호와 HRH(전하) 호칭을 포함한 모든 훈작을 공식 박탈했다. 앤드루는 이로써 왕실 일원의 지위를 잃고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로 불리게 됐다. 버킹엄궁은 당시 성명에서 "국왕 내외의 깊은 공감은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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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은 지난 2월 앤드루가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된 직후 문건 공개를 요구하는 동의안을 가결했다. 스타머 총리 내각도 동의안을 지지해 가결을 확정 지었고, 영국 정부는 이날 관련 문건 일체를 공개했다. 라이트 대표의 메모가 공개되면서 여왕이 차남을 비호해왔다는 기존 인식을 문건이 재확인하는 형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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