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티빙·웨이브 봐야 할 이유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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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1110억달러(약 160조원)에 진행 중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인수 작업이 최종 단계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WBD가 매물로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 당초 넷플릭스가 720억달러(약 108조원)를 제시하며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파라마운트가 몸값을 계속 올리며 적대적 인수합병(M&A) 공세를 펼쳤다. 지난해 말 기준 290억달러(약 40조원)가 넘는 순부채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달군 WBD의 매력은 무엇일까.


대체 불가능한 콘텐츠와 브랜드 파워를 꼽을 수 있다. WBD는 팬덤이 두터운 메가 히트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판타지 장르의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부터 슈퍼히어로 라인업인 DC 코믹스 등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도 수준급이다. 대표작으로 '왕좌의 게임' 시리즈와 '하우스 오브 드래곤' '체르노빌' 등이 있다. 여기에 100년이 넘는 제작 역량과 HBO 맥스라는 스트리밍 플랫폼까지 구조적으로 다 갖추고 있어 누구든 욕심내지 않을 수 없다.

잘 만든 IP는 일당백의 역할을 한다. 최근 캐스팅 논란이 일었던 '해리포터' 드라마 시리즈는 HBO 오리지널로 제작, 올해 말 HBO 맥스에서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전 세계 '해리포터' 팬들을 비롯해 HBO 오리지널을 즐겨본 이들이 HBO 맥스를 구독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오리지널이라 불리는 자체 콘텐츠의 중요성은 넷플릭스가 각국에 진출하면서부터 강조돼 왔다. 내로라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모든 오리지널이 호평을 받을 순 없지만, 그중 몇 개만 성공해도 구독자 확보와 함께 속편 제작, 마케팅 등에 IP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산 OTT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어떤 모습일까. 파라마운트·WBD보다는 디즈니플러스(+)와 훌루의 관계가 유사해 보인다. 앞서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경쟁하면서 훌루를 전략적으로 인수했다. 훌루는 미국 내 성인·대중을 겨냥한 폭넓은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예컨대 '무빙'과 같은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이 미국에서는 훌루 오리지널로 방영된다. 스포츠 중계와 뉴스 등 미국 실제 TV 채널도 훌루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 역시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구독자 통합 등 규모의 경제를 이룬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디즈니+ 사례와 차이가 있다면 두 플랫폼의 차별점이 모호하고, 오리지널이 내수용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국 문화와 정서를 모르면 몰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티빙이 KBO 프로야구 생중계를 하는 등 최근 OTT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지만, 주 시청자는 내국인으로 제한적이다. 결국 세계인을 사로잡을 오리지널을 만드는 데 돈을 들여야 한다. 합병이 완료된 후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건 IP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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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를 실감하며 한국적인 소재가 이익을 안겨주는 곳이 해외 플랫폼이라는 사실에 아쉬워했다. 다만 한국적인 것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매기 강은 "'보편적인 서사·공감대'에 집중했다"고 했다. 정통 소설부터 웹툰, 실화까지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티빙·웨이브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로 해당 플랫폼을 구독하고, 여기서 만든 콘텐츠를 봐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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