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 뒤집고 두 기업에 과실 인정
에어버스 측 "대법원 상고할 것"

2009년 6월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여객기의 꼬리 부분을 인양하는 모습. 연합뉴스

2009년 6월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여객기의 꼬리 부분을 인양하는 모습.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2009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업체가 17년 만에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리 고등법원은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두 업체의 책임을 인정하고 법정 최고형인 22만5000유로(약 3억9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AFP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벌금 규모는 대기업의 자본력에 비해 크지 않지만 17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조종사 개인의 실수를 넘어 기업 차원의 구조적 관리 부실도 참사의 원인이었다는 점을 사법부가 공식 인정한 판결이 됐다.


한국인 1명을 포함한 승객 216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22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소속 에어버스 A330은 2009년 6월 1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출발한 지 몇 시간 만에 대서양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228명 모두 숨졌다.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의 조사 결과 당시 기상 악화로 외부 속도 계측 장치가 얼어붙어 자동조종 모드가 해제됐고, 이 상황에 당황한 조종사가 대처를 미숙하게 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는 과실 치사 혐의를 부인해왔다.


에어버스는 사고 원인을 조종사 실수로 돌렸고 에어프랑스는 조종실 안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항변했다.


두 업체의 책임 여부를 둘러싼 논쟁 끝에 2021년 두 업체가 재판에 회부됐으나 2023년 4월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속도 센서의 결빙 위험성을 알고도 부품 교체를 신속하게 하지 않았고, 에어프랑스 역시 조종사들에게 센서 결빙 시 대처법을 충분히 훈련시키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다만 이런 과실들이 추락 사고와 직접 연결된다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검찰 역시 두 업체의 유죄를 입증할 법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례적으로 무죄를 구형했다.


'대기업 봐주기'라는 여론의 비판과 유가족 측의 항의가 거세지자 검찰은 추가 사법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로 1심 판결에 항소했고, 고등법원은 3년 만에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 사고로 아들을 잃은 희생자 유족은 법정 밖에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반면 에어버스는 대법원에 상고해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D

이 유족은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 측에 재판을 더 끌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절차를 계속하는 데는 인간적·도덕적·법적 정당성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