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대 토지 사기 피해 확대 우려
사건관계자 정보 제공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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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관이 추가 피해를 막고 수사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참고인 등에게 피의자의 사기 전과사실을 언급한 것은 인권침해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검찰 수사관 A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권고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한 학교법인이 "B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와 335억8000만원 상당의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B씨가 대금 일부만 지급하고 모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토지를 편취했다"며 B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의 주임 수사관이었던 A씨는 B씨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B씨는 잔금을 완납하겠다며 거부했고, 주요 참고인들과 사건관계자들 역시 B씨의 말만 믿고 조사를 회피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당시 B씨는 이미 수차례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거액의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이에 A씨는 2022년 3월께 고소인 및 사건관계자들과의 통화에서 "B씨가 동종 사기 전과가 있고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부동산 관련 사기 범죄로 수감생활을 마친 지 4개월 만에 본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B씨에게 자금 조달 능력이 없음을 설명하고 수사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A씨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전과사실을 전화로 누설하고 강압적으로 수사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인권위는 강압 수사 주장은 기각했으나, 전과사실 누설 부분은 인정했다. 인권위는 해당 검찰청 지청장에게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전과사실이 부당하게 누설되지 않도록 A씨에게 주의 조치를 하고 직무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사기 범죄 수감 및 출소에 관한 발언을 한 것은 토지 매매거래가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관계자들에게 자금조달능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추가적인 경제적 피해를 막고 효과적인 수사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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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B씨가 출소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정은 매매계약 당시 변제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간접사실"이라며 "A씨가 전과사실을 말한 상대방은 주요 참고인 등으로 제한적이었고 언급의 범위도 불필요하게 상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피의자의 품성이나 성행을 설명하기 위해 정보를 누설하는 경우와는 명백히 구별된다"며 "수사 및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불가피했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 인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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