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작진의 슈퍼스타 전기 영화
부친의 학대 등 잭슨 성장 서사 집중
실제 인물 재현 '보랩'보다 아쉬워

[남산길 산책]영화 '마이클' ★★★ '보헤미안 랩소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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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혀둔다. 영화를 포함한 모든 대중문화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개인의 자유다. 같은 작품도 누군가에게는 명작, 옆집에 사는 이웃은 졸작이라 여길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 밝힐 평가에도 내 취향이 반영될 것이다. 그래도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전문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 진행자로서의 이력이 민망해지지 않도록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도록 애써보겠다. 특별한 스포일러는 없으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님들도 편히 읽어보시길.


영화 '마이클'은 태생적으로 8년 앞서 나온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보랩)'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같은 스태프가 제작에 참여했고 홍보 포스터에서부터 '보헤미안 랩소디 제작진'이라는 문구를 선명하게 넣어 홍보했다. 그런 정보가 없다 해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슈퍼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전기 영화라는 공통점 때문에도 비교를 피하긴 어렵다.

먼저 전기 영화로서 완성도 면에서 마이클은 보랩에 한참 못 미친다. 보랩이 그룹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영화적으로 재해석하고 부활시킨 방식은 놀랄 만큼 전면적이고 완결적이었다. 머큐리를 중심으로 한 그룹 멤버들과 주변인들의 여러 고민과 감정을 충실히 전하면서 흥망성쇠의 주요 순간을 끝까지 빼놓지 않고 담아냈다. 그에 비해 마이클은 부분적이고 불완전하다. 이 영화는 구조적으로 아버지의 학대와 아들의 성장 서사에 집중한다. 영화 속 마이클 잭슨이 느끼는 고민과 감정 역시 아버지와의 갈등에 머문다. 잭슨 파이브의 다른 멤버(형제들)이나 프로듀서 퀸시 존스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은 조연보다 단역에 가깝다.


실제 인물을 얼마나 잘 재현했는지를 봐도 마이클이 보랩에 밀린다. 보랩을 본 관객 대다수는 머큐리 역을 맡았던 배우 라미 말렉에게 열광했다. 단순히 비슷하게 흉내 냈기 때문이 아니었다. 관객들은 머큐리라는 인물을 재해석한 연기에 감탄했고 록 음악 역사상 손꼽히는 카리스마까지도 재현해 낸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마이클의 주연 배우 자파 잭슨은 실제 마이클 잭슨의 조카다. 당연히 외모와 음색이 닮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배우 경험이 없는 무명에 가까운 가수였다는 단점이 있었고, 이런 장단점은 어쩔 수 없이 영화에 드러난다. 반응도 그렇다. 실제 마이클 잭슨과 얼마나 비슷한지, 마이클 잭슨의 춤과 노래를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정도가 화제일 뿐 보랩이 개봉했을 때 말렉을 향했던 찬사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영화 '마이클' 포스터. 유니버셜 픽처스

영화 '마이클' 포스터. 유니버셜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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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마이클은 보랩을 뛰어넘는 흥행성적을 거뒀다. 이유가 무엇일까? 보편성이라는 결정적 장점 덕분이다. 성정체성 고민에 비하면 부자간 갈등이 훨씬 더 보편적 주제다. 퀸이 아무리 대단한 록 그룹이었다고 해도 마이클 잭슨의 팬덤을 넘볼 수는 없다. 퀸보다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더 대중적이다. 거기에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안톤 후쿠아가 감독을 맡았으니 시각적 쾌감도 확실하다. 단점부터 말했으나 장점도 확실한 영화다.


보랩에 별 다섯 개를 준다면, 마이클에는 세 개를 주고 싶다. 이 정도면 충분히 극장에서 보시라고 추천하는 점수다. 아, 유튜브에는 별 다섯 개짜리 마이클 잭슨 영상이 널려 있다. 공연 영상도 많고 최고의 무대들을 골라 편집한 하이라이트들도 있다. 특히 마이클 잭슨 공식 계정에서는 리마스터 과정을 거친 깨끗한 화질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날도 더운데 스릴러(Thriller)? 아니면 빗잇(Beat it)? 내 선택은 스무드 크리미널(Smooth Criminal). 이건 별 여섯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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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SBS라디오 PD·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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