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승환 여의도연구원장 "서울·영남 초접전…관건은 지지층 결집"
[6·3 지방선거 관전포인트④與野 판세]
"정부·여당 행태를 보면서 유권자들이 '지방 권력까지 내주면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불과 수 일전까지만 해도 어렵다고 봤던 지역에서 접전 양상이 벌어지는 이유다. 관건은 국민의힘이 이런 표심을 투표장으로 어떻게 이끌어내느냐다."
조승환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오는 6월 3일 열리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판세와 관련해 "공소 취소 특검, 국민배당금 논란처럼 정부·여당이 법치주의와 시장경제를 훼손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부동층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부산 영도구 출신인 조 원장은 대동고·고려대를 졸업한 후 제3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고, 윤석열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22대 국회(부산 중구·영도구)에 입성해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당의 싱크탱크를 총괄하는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됐다.
조 원장은 "주요 격전지인 서울에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대구·부산·울산에서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는 등 초접전 양상이 됐다"고 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대해서도 "기존 여당 의원이 있었던 지역구가 많고, 이른바 줄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구 달성군 외에도 울산 남구갑,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경기 평택시을을 해볼 만한 지역으로 꼽았다.
조 원장 "(접전 흐름은) 공소 취소 특검의 영향이 컸다. 여당에 대한 우려가 국민의힘 내 갈등 이슈를 덮고 보수를 결집하는 요인"이라면서 "최소한 서울 부동산 정책은 중앙정부와 달리 독자적인 정책을 펼 여지가 있는 야당이 낫지 않겠냐는 쪽으로 시민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관건은 이완된 지지층 결집이다. 조 원장은 "통상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50~55% 수준인 만큼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면서 "전통 지지층은 확고하게 결집하고, 숨어 있는 샤이 표심을 지지·투표로 연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조 원장은 야권연대 및 후보단일화와 관련해선 "결국은 국민이 결정해 주실 몫"이라고 했다. 선거 목표에 대해선 "수도권, 영남 등 주요 지역에서 경쟁력을 유지·회복하고, 단체장뿐 아니라 광역·기초의회에서 건강한 견제 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전국 판세는 어떻게 보고있나.
▲여의도연구원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서울은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대구도 보수가 결집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 역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특히 영남권을 중심으로 보수 결집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전국 판세를 일괄적으로 분석하기는 어려운 만큼, 부산지역으로 국한 하자면 (국민의힘이) 우세한 상황이기는 하다. 다만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지방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당이 육성해 놓은 정치자원과 조직이 분명히 존재하고, 때문에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광역, 기초의회도 지역구 기준으로는 다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고 있나.
▲기존 여당 국회의원이 있었던 지역구가 많다. 특히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지기에 모두 8장의 투표용지가 주어지는 만큼 이른바 '줄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의석 수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기존 국민의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외에 울산 남구갑,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등의 흐름이 좋다고 보고 있고, 경기 평택시을 등도 해볼만한 지역으로 보고 있다.
-서울, 대구, 부산 등지에서 접전 흐름이 나타나는 배경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균형 있게 바라보기 시작한 결과다. 삼성전자 초과 이익 공유 논란이나 공소취소 특검법 처럼 시장 원칙과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것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면서 중도층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전재수 후보의 통일교 금품 수수문제, 정원오 후보의 폭행논란, 김상욱 후보의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 등 상대 당 후보 자질논란도 영향을 준다.
-공소취소 특검의 영향이 컸다고 보나.
▲국민적 우려와 반발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는 재임 기간 동안 재판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가, 집권하면서 4심제 도입, 대법관 증원, 법 왜곡죄 신설 등을 통해 재판 과정을 통제하려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나.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재판 자체를 없애고 자신의 죄를 아예 지우겠다고 하니, 이에 대한 우려가 표심에 제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층은 당내 갈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이 무지막지한 행태를 벌이면서 시민들이 '지방권력까지 내 주면 큰일 나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역에서 우리 지지층을 만나면 "너희끼리(보수) 싸우지 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데, 이런 여당에 대한 우려가 당내 갈등 이슈를 덮고 보수를 결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방선거 최대 핵심지역인 서울 판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금 데이터상으로는 초박빙 접전 상황이다. 특히 한강벨트 민심은 부동산과 생활 경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날 거라고 경고했는데도, 정부는 세금으로 밀어붙이며 집 가진 사람들을 마치 문제아처럼 취급했다. 이런 부동산 문제들이 정권 초 허니문 기간의 높은 대통령 지지율에 묻혀 있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질적인 부작용으로 나타나면서 시민들에게 직접 와닿기 시작한 것이다. 집을 마음대로 팔 수도 없고 보유세 부담도 큰 상황에서, "지방 권력마저 빼앗기면 마음대로 하겠다, 이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위기감이 서울 민심에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최소한 서울 부동산 정책은 일방적으로 중앙정부의 이념적 방향만 따라가기보다, 독자적인 부동산 정책을 펼 여지가 있는 야당이 훨씬 낫지 않겠냐는 쪽으로 시민들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최대 인구를 보유한 경기도 판세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후보의 인지도,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 등을 놓고보면 객관적으로 어려운 선거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의외로 경기도에서도 후보 자질론이 부각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존 고정 지지층과 여당 지지율에만 기대 선거를 치르겠단 구상인듯 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도민의 반감이 커질 것이다. 특히 추 후보 특유의 '강성 이미지'가 작용한다면 막판에 어떤 판세 변화가 벌어질지 모른다. 현재 불거진 삼성 파업 문제도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서울 시장 선거도 초기에는 다들 포기해야 한다고 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격차를 좁히며 따라붙지 않았나.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면 판세 변동성은 훨씬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
-접전 상황에서 지지율을 높일 전략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기본적으로 각 후보가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할 몫이다. 중앙당 차원에서는 기조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뒷받침 할 것이다. 청년, 일자리, 여성 등과 관련된 공약과 약속들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지가 선거 승패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실망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주 중요한 지적이다. 통상 지방선거 투표율이 50~55% 수준이다. 결국 '우리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전통적인 지지층은 확고하게 결집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아울러 '샤이 표심'은 분명히 존재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우리가 야당인 상황이라 여론조사 등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표심이 적지 않다. 이 숨은 표심을 어떻게 실제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고 지지로 연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확장하는 데 있어 지도부의 역할은.
▲전국 단위에서는 단연 '공소취소 특검' 문제가 가장 중요한 핵심 이슈가 될 것이고, 지도부 메시지도 거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또 각 후보들이 현장에서 직접 맞붙고 있는 상대 후보들의 자질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다. 지역 맞춤형 정책과 더불어 청년과 여성 등에 특화된 정책도 중요하다. 중앙 선대위 차원에서 이런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강조해 나갈 계획이다.
-남은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공략 중 어디에 방점을 둘 것인가.
▲'결집'이 최우선이다. 또한, 지지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결국 이탈해버린 분들도 다시 설득해서 지지세로 돌려세워야 한다. 지금 상황이 단순히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식의 노선 변경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중앙당 핵심 과제는 '투표를 망설이는 기존 지지층을 어떻게 다시 투표장으로 끌고 나올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개혁신당 등 범 보수세력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정치공학적인 측면에서의 단일화나 연대는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결국은 국민이 결정해 주실 몫이다. "어느 한쪽으로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면 자연스럽게 표심이 수렴될 것이다. 반대로 "다른 제3지대 정당에도 표를 줘야겠다"고 판단하시는 분들이 많다면 표가 갈릴 것이다. 당으로서는 어떻게든 보수 진영을 결집시켜 확실한 양자 대결 구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정치공학적 연대'나 '합당'보다는 과거 사례나 관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선거 막판에는 결국 표심이 한쪽으로 몰릴 거라고 본다.
-민주당의 경우 울산 등지에서 범진보 단일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국민의힘 역시 이런 교통정리가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지금 민주당은 겉으로는 조용해 보인다. 여당 프리미엄도 있고,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 확실한 구심점을 중심으로 뭉쳐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면 위로는 시끄러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면 진영 내부도 상당히 복잡한 사정들이 많다. 이런 다층적인 요소들을 전부 고려하면서 억지로 "어떻게든 연대나 합당을 이뤄내야 한다"는 식의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 오직 확고한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며 국민들의 결정을 기다리는 게 정도(正道)다.
-최근 총선, 대선에서 영남권에서 막판 보수 표심이 결집하면서 여론조사나 출구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번엔 어떻게 보나.
▲막판에 '결집이 된 것'이냐, 아니면 처음부터 '여론조사가 잘못된 것'이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샤이 보수 표심을 잡아내지 못하는 등 여론조사 자체가 틀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요새 유권자들은 언제, 어디서 여론조사가 진행되는지 훤히 꿰뚫고 있다. 적극적인 지지층의 경우 연령대를 속여 응답하기도 한다. 지지층 카카오톡 채팅방에 '이미 60대 샘플은 다 찼다고 한다'는 정보까지 돌아다닌다. 여론조사는 추이를 볼 수 있을 뿐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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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는 이번 선거 승리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을 제시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승리 기준으로 보는가.
▲단순히 "서울과 부산을 이기면 승리다" 혹은 "광역자치단체 몇 곳을 가져오면 이긴 것이다"라는 식으로 선거 승패를 획일적으로 재단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단순한 의석수를 떠나, 당이 수권 정당으로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을 만들어냈느냐가 핵심이다. 구체적으론 수도권과 부산·경남 등 주요 지역에서 경쟁력을 유지·회복해야 한다. 또 단체장 뿐 아니라 광역·기초의회에서 건강한 견제구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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