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노보 '여성 확장' vs 릴리 '요요 방지'…국산 비만약, 어느 전략 택할까
한미는 적응증 확장
디앤디·일동·유한은 복약 편의
감량 폭만으론 한계
후발 한국, 차별화가 관건
올해 하반기 첫 국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치료제 출시를 앞두고 국내 제약사들의 전략 선택지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비만약 시장이 노보 노디스크(이하 노보)의 신규 환자 확장과 일라이 릴리(이하 릴리)의 장기 복용 유지로 양분되면서 후발주자인 한국 기업이 두 노선 사이에서 어떤 차별화 지점을 찾을지가 주목된다.
22일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 연례학술대회(ECO 2026)에서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는 노보와 릴리가 정반대 전략을 내놓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노보는 폐경 여성 등 새로운 환자군으로 적응증을 넓히는 데 집중했고 릴리는 기존 환자가 약을 끊지 못하도록 장기 복용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보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임상 데이터를 폐경 단계별로 재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위고비의 비만 적응증 임상시험 'STEP UP'과 심혈관 질환 적응증 임상시험 'SELECT'를 폐경 단계별로 다시 살폈다. 노보에 따르면 폐경 전후 여성 모두에서 체중이 20% 안팎 줄었고, 특히 폐경을 앞둔 여성에서 감량과 심혈관 보호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폐경기 여성을 추적한 실사용 연구에선 편두통과 우울증 발생도 줄었다.
업계는 노보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이 비만약을 쓸 이유가 적었던 여성층을 새 수요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이라고 본다. 폐경기는 호르몬 변화로 체중이 늘고 심혈관 위험이 커지는 시기이지만, 그동안 비만 연구와 처방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이 공백을 겨냥해 위고비를 써야 할 근거를 새로 제시했단 것이다.
릴리는 이미 약을 쓰는 환자를 겨냥했다. GLP-1 비만약의 최대 약점인 요요 현상과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부담을 정조준한 임상시험 결과 두 건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과 '네이처메디신'에 최근 동시 게재됐다.
연구 결과 주사제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로 감량한 뒤 용량을 유지한 환자는 감량량을 유지했다. 경쟁사 위고비로 감량한 환자를 자사 경구약 파운다요(성분명 오르포글리프론)로 바꿔도 감량분의 대부분을 1년간 유지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번 시작한 치료를 끊지 않게 만들어 기존 환자를 장기 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한 릴리의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용량을 줄이거나 알약으로 갈아탈 길을 열어 환자 이탈을 막고 나아가 경쟁사 약을 쓰던 환자까지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릴리는 감량 효과 자체를 끌어올리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공개한 차세대 비만신약 레타트루타이드의 임상 3상에서 최고 용량 투여군은 80주간 체중이 평균 28.3% 줄었다. 이 중 45.3%는 감량 폭이 30%를 넘어 비만대사수술에 맞먹는 수준을 보였다. 위고비·마운자로보다 공략하는 호르몬을 하나 더 늘려 감량 효과를 키운 약이다.
한미는 '확장', 디앤디·일동·유한은 '편의'…갈리는 국산약
비만 치료제 개발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국내 후발 주자들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인다.
선두인 한미약품 한미약품 close 증권정보 128940 KOSPI 현재가 454,000 전일대비 17,500 등락률 +4.01% 거래량 131,830 전일가 436,500 2026.05.22 15:30 기준 관련기사 한미사이언스,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아데시' 론칭 한미약품, 비만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당뇨 3상 첫 투약 한미약품, '혁신성장부문' 신설…4개 부문 통합 체제로 재편 은 적응증 확장 노선을 걷고 있다. 첫 GLP-1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단순 살빼는 약이 아니라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와 당뇨 치료까지 아우르는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디앤디파마텍 디앤디파마텍 close 증권정보 347850 KOSDAQ 현재가 69,700 전일대비 9,000 등락률 +14.83% 거래량 587,826 전일가 60,700 2026.05.22 15:30 기준 관련기사 한국 바이오 3사, 유럽간학회 '비만·지방간' 신약 동시 출격 디앤디파마텍, NLY01 다발성경화증 임상2상 첫 환자 투여 디앤디파마텍, 2265억원 전환사채 납입 완료…DD01 기대감 반영 · 일동제약 일동제약 close 증권정보 249420 KOSPI 현재가 23,050 전일대비 1,800 등락률 +8.47% 거래량 248,649 전일가 21,250 2026.05.22 15:30 기준 관련기사 일동제약, 1분기 영업익 92억…전년比 120%↑ 일동제약 새로엠에스, 코베 베이비 페어서 '건강배급소' 알린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비타푸드 유럽' 참가해 글로벌 시장 공략 모색 · 유한양행 유한양행 close 증권정보 000100 KOSPI 현재가 88,300 전일대비 4,200 등락률 +4.99% 거래량 417,505 전일가 84,100 2026.05.22 15:30 기준 관련기사 한국 바이오 3사, 유럽간학회 '비만·지방간' 신약 동시 출격 유한양행, 렉라자 유럽 출시 마일스톤 3000만달러 수령 유한양행, 창립 100주년 기념 '백일장·사생대회' 16일 개최 은 복약 편의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환자가 약을 더 쉽고 오래 쓰게 만들어 치료 중단을 막겠다는 쪽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주사제가 대부분인 GLP-1을 먹는 약으로 바꾸는 경구화 플랫폼을 앞세워 미국 멧세라에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일동제약도 먹는 GLP-1 후보물질의 초기 임상에서 의미 있는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과 손잡고 주 1회 맞던 주사를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인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해 임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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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비만약의 성패가 효능보다 약값과 보험 적용 여부에서 갈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만약은 대부분 비급여여서 매달 수십만 원이 드는데, 국산약이 가격을 낮춰 환자가 약을 끊지 않게 만들면 글로벌 약이 풀지 못한 환자들의 중도 이탈 문제를 파고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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