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네이버·마트·편의점까지 가세
유통업계 물류 전략 재편

아마존이 '30분 배송'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유통시장에서 속도 경쟁에 불 붙인 가운데 국내 퀵커머스 시장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주문 후 30분 내 상품을 배송하는 초고속 서비스 '아마존 나우(Amazon Now)'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 지역은 현재 애틀랜타·시애틀·필라델피아·댈러스 등 주요 도시 중심이지만, 향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송 품목은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전자기기 액세서리 등 즉시 수요가 높은 상품군이다. 소비자가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주문하면 평균 30분 안팎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아마존發 '30분 배송' 전쟁…5兆 한국 퀵커머스 속도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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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월마트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가 일부 지역에서 아마존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현하며 점유율 경쟁을 벌이자 아마존이 초고속 배송 확대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월마트는 드론 배송 확대까지 추진하며 배송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배송 속도를 둘러싼 경쟁은 국내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때 높은 물류비 부담 탓에 수익성 한계가 지적됐던 퀵커머스가 이제는 유통 플랫폼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올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5조원 수준으로 전망했고,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2030년 약 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3500억원 수준이던 시장이 5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퀵커머스. 아시아경제DB

퀵커머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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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GS25와 CU는 최근 쿠팡이츠와 손잡고 24시간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심야 배달 수요가 늘어나자 기존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3시였던 서비스 운영 시간을 오전 6시까지 확대하며 사실상 24시간 배달 체계를 구축했다. GS25는 서울·경기 및 6대 광역시(일부 지역 제외) 내 약 1000여 점포에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CU 역시 쿠팡이츠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인 점포를 대상으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운영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 광주, 부산, 대전 등이다.


다른 편의점 업체들도 24시간 배달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배달의민족을 통해 일부 점포에서 이미 24시간 배달을 하고 있고, 다음 달부터는 쿠팡이츠를 통한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마트24 역시 배달 시간 확대를 검토 중이다.


컬리는 최근 '컬리나우 서초점'을 열고 즉시배송 권역을 확대했다. 서초·반포·잠원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컬리는 기존 DMC·도곡 지역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확대를 결정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컬리나우 주문량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네이버는 동네 상점과 플랫폼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퀵커머스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지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반경 1.5㎞ 내 편의점과 슈퍼마켓 상품을 즉시 배송하고,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오늘배송' 범위도 넓히고 있다. 검색과 쇼핑 트래픽을 기반으로 즉시배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배달의민족은 B마트를 중심으로 즉시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쿠팡 역시 쿠팡이츠와 리테일 인프라를 연계한 퀵커머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25와 CU 등 편의점 업계도 전국 점포망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근거리 배송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이마크 바로퀵. 이마트

이마크 바로퀵.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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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도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SSG닷컴과 협업한 '바로퀵'을 중심으로 즉시배송 사업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마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반경 3㎞ 이내 지역에 1시간 안팎 배송을 제공하는 구조다. 현재 80여 개 수준인 거점을 연내 9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속도 경쟁 대신 '시간 선택형 배송'과 구독 서비스를 결합한 전략을 택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를 지정하면 배송해주는 예약형 서비스를 운영하고, 월 구독 서비스 '제타패스'를 통해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다이소는 최근 '오늘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전국 1600여개 매장을 사실상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주문 후 3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드림'을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배송 경쟁의 본질이 '속도'에서 '물류 운영 효율'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이 배송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 한국은 촘촘한 오프라인 점포망과 플랫폼, 구독 모델을 결합해 다양한 방식의 즉시배송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도심 밀집도가 높고 오프라인 점포망이 촘촘해 퀵커머스 확장 여건이 좋은 편"이라며 "다만 배송비를 소비자가 어디까지 부담할 수 있을지가 시장 성장 속도를 가를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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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즉시배송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재고·인력·거점 운영 부담을 키우는 양면성이 있다"며 "앞으로는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과 상품군을 정교하게 고르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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