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기 자금 빠져나가고 거래량도 줄어
실적 악화…美 코인베이스도 타격
해외와 달리 韓 규제 때문에 사업 다각화 불가

역대급 코스피 불장에 코인거래 뚝 “투자심리 개선만이 답”[비트코인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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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주식시장이 활황인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투자 대기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업구조로 다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 중이다. 규제에 막힌 국내 거래소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예치금 빠져나가고 거래대금도 줄어…실적 악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의 올해 1분기 기준 고객 예치금은 6조9479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7조8185억원에서 8706억원 감소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업비트는 5조7833억원에서 5조1473억원으로 6360억원(11%) 줄었다. 빗썸도 2조352억원에서 1조8006억원으로 2346억원(12%)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2024년 12월 업비트와 빗썸 예치금은 10조3162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2월까지 2조4977억원이 빠져나갔다. 고객 예치금은 주식시장의 예수금과 같은 개념이다. 예치금은 가상자산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을 사려고 계좌에 입금해두거나 가상자산을 팔고 원화 상태로 둔 돈이다. 예수금도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돈을 이체해 두거나 주식을 판 후 계좌에 그대로 놔둔 돈이다. 두 지표 모두 시장 내 투자 대기 수요를 보여준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줄었다. 더블록 데이터를 보면 업비트와 빗썸의 합산 거래대금은 지난해 4분기 29억2995만달러(약 4조4014억원)에서 올해 1분기 22억4983만달러(3조3801억원)로 감소했다. 거래대금은 거래 수수료와 연결되기 때문에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 업비트(두나무)의 1분기 거래 수수료 매출은 약 228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3674억원)보다 줄었다. 빗썸도 같은 기간 1196억원에서 82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두나무(-78%), 빗썸(-95.8%) 모두 하락했다. 양사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 및 거래량 감소 영향을 실적 부진의 이유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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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코빗·고팍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25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4년 말 3개 거래소 합산 고객 예치금은 3840억원에서 지난해 말 2831억원으로 26.3% 줄었다. 거래대금의 경우 고팍스가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올해 70.8% 감소했으나 코인원과 코빗은 각각 27.8%, 214.6%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환급 이벤트나 수수료 0% 이벤트 등 이벤트 종료 이후 거래대금이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구조적 성장보다 일회성 효과에 가까웠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투자 대기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유가증권시장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19일 기준 126조9599억원으로 1년 전(56조185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美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직격탄…사업구조 다변화 나서

가상자산 거래량의 감소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며 글로벌 거래소 실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4억1000만달러(약 2조1216억 원), 거래 수익 7억5000만달러(1조1285억원)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21%, 23%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구독 및 서비스 수익과 이자 및 기타 수익도 각각 16%, 29% 감소했다. 순이익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 거래 부진(거래량 54% 감소)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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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는 기존 현물 거래 중심 수익 구조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자 단기 해결책부터 내놨다. 예를 들어 700명 규모의 구조조정 안을 발표하고 인공지능(AI) 활용 확대와 비용 절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코인베이스가 사업 구조 자체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물 거래소 의존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데리비트(Deribit) 인수를 통한 파생상품 사업 확대, 서클(USDC)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강화, 구독 및 서비스 매출 비중 확대 전략이다. AI 에이전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결제 네트워크 구축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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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가로막힌 국내 거래소, 투자 심리 개선만 기다려야

국내 거래소는 이벤트 등을 통해 단기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구조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처럼 사업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기관 투자자 매매, 가상자산 기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스테이블코인, 토큰 기반 결제, 파생상품 거래 등 제도적 허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또 해외 사업 확장에도 규제가 존재해 신규 사업 확대가 쉽지 않다. 양현경 연구원은 "결국 국내 거래소들은 거래대금과 수수료 중심 수익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거래량 감소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거래대금 회복 여부와 투자심리 개선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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