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5월부터 부재료 재고 확보 강화
식품업계 원가 부담에 2Q 수익성 악화 현실화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의 2분기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고유가·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포장재 단가 상승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원부자재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이달부터 필름, 잉크 등 주요 부재료 공급업체를 다양화하면서 재고 확보 강화에 나섰다. 중동 전쟁 여파로 과자 등 주요 제품에 사용하는 포장재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수익성을 지킬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당장 관련 부자재 수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오리온 측의 설명이다.

"당장 오늘 사는 것이 제일 싸다"…쟁여놓고 싶어도 못하는 식품업계 '이것'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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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이처럼 올해 2분기 최대 미션 중 하나로 부자재 재고 확보에 나선 이유는 실제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지난달 국내 매출은 10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15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1분기 대비 7.4% 감소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년 전에 비해 증가했으나 국내 영업이익만 역신장한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1분기(1~3월)에는 비용 절감 노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상쇄했으나, 4월부터 주요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이 본격적으로 손익에 반영되고 급여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업체를 다양화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면서 가격 협상 경쟁력을 높여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겪고 있다. 지난 13일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도 기자 간담회에서 "포장재 수급과 원가 압박 요인이 상존하고, 원자재 수입뿐 아니라 수출에도 어려움이 가중되는 건 사실이라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 관리)를 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동 전쟁으로 인해 원·부자재나 물류비 등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13개 단체는 지난달 정부에 긴급 건의서를 내고 일부 포장재 원료 재고가 2주 분량에 그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식품 포장재와 배달 용기에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일본 C&F 기준 나프타 현물 가격은 최근 t당 1100달러 내외를 오가며 거래되고 있다. 중동 사태 이전보다 6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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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발발 이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PPI는 128.43(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 1998년 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필름, 용기 등 식품업계의 핵심 부자재 가격 변동 추이를 예측할 수 있는 석탄 및 석유제품 PPI는 지난 2월 182.21(2020년=100)에서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240.45로 빠르게 올랐고, 지난달 317.11을 기록했다. 지난달 석탄 및 석유제품 PPI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73.9%로 2022년 6월(83.3%)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눈을 뜨면 가격이 올라있는 상황이라 당장 오늘 사는 것이 가장 저렴한 상황"이라면서 "구할 수 있는 대로 쟁여놓으려고 하지만, 원하는 만큼 구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장재 가격뿐 아니라 물류비에 환율 타격까지 원가 부담이 쌓일 일만 남았는데 제품 가격 인상은커녕 오히려 인하한 상황이라 결국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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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식품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주·고찬결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가가 급등하고, 곡물과 팜유 등 식품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도 "2분기는 중동 사태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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