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감소 경고음… '티핑 포인트' 직면한 지구
기후·생태계 위기 극복 강력한 대안은 '산림'
OECM 도입, 2030년 보호지역 90만㏊로 넓혀
강원도 점봉산 곰배령에는 계절마다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난다. 한 송이 꽃은 작고 연약하지만, 꽃을 찾는 벌과 나비 그리고 곤충을 품은 숲은 수많은 동·식물에 소중한 보금자리가 돼 준다. 자연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연결 속에서 서로를 보듬는다. 그 연결이 '생물다양성'이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표현이 자주 거론된다. 작은 변화도 오랜 시간 누적되다 보면 어느 순간 균형을 잃고 무너져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임계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터닝 포인트'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이 된다면, 티핑 포인트는 통제 불가능한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의 경고에 가깝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생물다양성의 위기감이 티핑 포인트에 가깝다. 위험 신호는 이미 지구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를 방증하듯 세계자연기금(WWF)은 지구상의 야생동물 개체군이 지난 50여년 간 평균 73%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다는 내용의 '2024 지구 생명 보고서'를 내놨다.
생물다양성 감소는 단지 소수 종이 소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식량·물·에너지·기후 등 인류 생존의 기반을 뒤흔들 수 있는 치명적 문제다. 같은 이유로 국제사회는 자연의 손실을 멈추고, 생물의 회복과 증가를 지향하는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다.
산림은 이러한 지향점의 중심에 있다. 수많은 생물의 서식지로서 생태계를 지탱하는 생명의 기반이 산림이라는 맥락에서다. 최근에는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수단으로 부각된다.
같은 이유로 산림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산림보호구역·백두대간보호지역을 지속해 확대함으로써 산림 생태계 보전의 토대를 마련, 현장 중심의 관리체계를 강화해 왔다. 산림 분야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구역은 지난해 말 기준 76만㏊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12.5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가 육상보호지역 전체 면적의 41%를 차지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호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국내 산림의 2/3는 사유림으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보호지역을 지정해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까닭에 산주와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숲을 지키고, 숲의 가치에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최근 산림보호법을 개정, '산림 공익가치 보전지불제' 도입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제도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는 보호구역 산주와 정부가 협약을 체결해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본격적인 제도 시행은 내년부터다.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기타 효과적인 지역 기반 보전 조치(OECM)' 도입도 추진한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어도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는 지역을 인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제도의 근본적 목적이다. 국가가 지정한 보호지역에 더해 국민과 지역사회가 동참해 숲을 지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사유림 비중이 큰 국내 실정에도 적합하다.
산림청은 이러한 제도들을 토대해 2030년까지 산림 분야 보호지역과 OECM을 90만㏊까지 늘려갈 복안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진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연을 회복시키려는 실천적 행동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수들은 다 담았다…"400만원 간다" SK하닉 질주...
생물다양성이 재앙적 티핑 포인트에 이르기 전에 산림에서부터 생물다양성 회복의 흐름을 만들어가야 한다. 숲을 지키는 것은 자연을 위한 선택인 동시에 인류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다. 산림이 생물다양성 위기의 최전선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다시 세우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은식 산림청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