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표 직전 8억달러 석유 거래…美 당국 조사 착수
미국 당국이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물 직전 급증한 원유 선물 거래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 3월 8억달러 이상 규모의 원유 선물 거래 급증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23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 테헤란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을 연기한다고 밝히기 직전 장외 시간대 석유 선물시장에서 거래가 급증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불과 몇 분 사이 미국 및 국제 원유 선물 8억달러 이상이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 선회 이후 미국 유가가 최대 13% 급락했다. 절묘한 타이밍에 베팅한 거래자들은 이 과정에서 이익을 거뒀다. WSJ가 확인한 거래 기록에 따르면 이날 원유 선물을 매매한 업체 중 최소 5곳은 거래량을 반영한 평균 가격 기준으로 각각 500만달러 이상의 차익을 냈다.
WSJ가 확인한 문서와 관계자에 따르면 CFTC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최소 3개 업체를 들여다보고 있다. 먼저 런던 소재 투자회사 큐브리서치앤드테크놀로지스는 해당 거래로 조정 기준 약 50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포르자펀드는 약 1000만달러의 순이익을 얻었다.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에너지스의 트레이딩 부문인 토차는 약 20만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다만 WSJ는 해당 업체들이 위법행위 혐의를 받는 것은 아니며 CFTC가 이들 업체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사관들은 알고리즘 거래가 주도하는 불투명하고 복잡한 시장 영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개별 거래의 동기를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운과 실력의 경계도 모호할 수 있어서라는 설명이다.
큐브 측은 투자 결정이 특정 지정학적 발언이나 소식에 따른 방향성 거래가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반영한 모델 기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토탈에너지스는 토차의 원유 거래 활동에 대한 CFTC 조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위법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르자펀드와 연계된 중국 업체 메타빗트레이딩 관계자는 CFTC로부터 연락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조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CFTC가 접촉한 일부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약 15분 전에 나온 세마포 보도를 거래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해당 기사는 세마포가 오전 6시50분에 보도한 111단어 분량의 기사다. 제목은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백악관은 이란 전쟁 출구를 검토 중'이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주식은 세금 안 내는데" 내년부터 年 250만원 넘...
WSJ는 CFTC가 다른 건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CFTC는 4월과 5월에도 이란 관련 발표를 둘러싼 의심스러운 거래 사례 여러 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6일에는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관련 보도가 나오기 약 1시간 전 원유 선물 약 7억달러어치가 거래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