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 양극화]①최상급지도 갈렸다…'K자형'된 테헤란로 오피스 공실률
"대로변이 아닌 오피스는 공실률 높아"
점점 커지는 강남권 오피스 격차
서울 강남역 5번출구에서 100m가량 떨어진 A빌딩. 대로변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는 이 빌딩 내 전용면적 15평짜리 오피스는 1년 넘게 비어있다. 소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오피스인데 임차를 희망하는 문의 전화조차 없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역 5번 출구와 바로 붙어 있는 대로변 빌딩의 경우 공실도 없고 오피스를 찾는 문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반면 대로변이 아닌 오피스 매물은 가격이 갈수록 내려가는데도 찾는 기업이 없다"고 설명했다.
IT·금융 등 기업이 몰려 항상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강남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테헤란로 같은 핵심지역 내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로변 대형 오피스 빌딩은 사무공간 매물을 찾기가 어려운 반면, 큰 도로에서 불과 5~10m 떨어진 건물엔 빈 사무실이 넘쳤다.
25일 상업용 부동산 자문사인 NAI코리아에 따르면 강남대로변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0.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은 올해 1분기 기준 강남대로 오피스 공실률이 4.1%로 발표했는데, 대로변 대형 오피스를 제외하면 강남대로 공실률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상 NAI코리아 리서치센터장은 "강남대로변 프라임 오피스는 극심한 가용 면적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반면 이면도로의 소형 빌딩이나 노후 오피스는 임차인 이탈에 따른 변동성을 겪으며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강남지역 대표적인 오피스 지구는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주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강남대로 오피스 공실률은 4.1%, 테헤란로는 4.8%로 각각 집계됐다. 강남대로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용면적 8평, 10평, 20평 규모의 작은 오피스 공실이 상당하다"며 "1년6개월 이상 임차 기업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이면도로 오피스는 대로변보다 저렴한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강남에서 유독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상대적으로 프라임 빌딩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강남대로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대로 이면 빌딩에 대기업이 들어갈 리 없고 중소기업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 강남을 아예 떠나는 추세"라고 했다.
정은상 센터장은 "IT 같은 첨단산업 스타트업이나 신생 기업들이 벤처캐피탈(VC) 및 사모펀드(PE) 등 대형 자본과 인접하려는 성향이 뚜렷하다"면서 "강남에 위치하는 것 자체가 투자 유치 및 네트워킹의 물리적 거점을 확보하려는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남권역(GBD) 업무지구의 한 축인 테헤란로 오피스 지역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가 좋아야 평판도 올라가고 직원을 뽑을 때도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강남의 대로변 오피스를 구하지 못할 경우 차라리 마곡지구나 고덕강일지구처럼 새로운 빌딩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했다.
강남권역 오피스 양극화는 점차 커질 전망이다. 개발이 진행될수록 신규 오피스 빌딩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업체인 CBRE코리아에 따르면 GBD는 지난해 테헤란로 지구단위계획구역 재정비 및 역세권 활성화 사업 영향으로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CBRE코리아는 한 보고서에서 "서울 내 최고 수준 용적률인 1800% 허용과 높이 제한 폐지로 노후건물의 프라임 오피스 전환을 강력히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초구 서리풀특별계획구역과 한국감정원부지 개발로 GBD의 확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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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GBD 배후 지역이나 이면도로 지역은 꼬마빌딩이 많은데 규모가 큰 기업은 입지하기 어렵고 비대면 등으로 인해 기업 수요도 점차 줄고 있다"면서 "특정 업종 특화 지역 지정 및 대출 등 지원을 통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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