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지역·의료 인프라 부족 겹쳐 집계 난항
민주콩고·우간다 확산세 빠르나 대응 느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 병 사망자가 130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분디부교형 에볼라가 민주콩고와 우간다로 확산하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고, 실험 단계 백신과 치료제 사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19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민주콩고 동부에서 분디부교형 에볼라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최소 134명, 의심 환자가 500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민주콩고 보건당국 일일 보고를 인용해 사망자가 131명, 의심 사례가 516건으로 집계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민주콩고 내 확진자는 33명, 인접국 우간다 확진자는 2명이라고 전했다.


WHO에 따르면, 이번 발병은 민주콩고 북동부 이투리주 몽브왈루·르왐파라·부니아 보건구역에서 시작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첫 의심 사례는 지난달 24일 증상을 보인 의료시설 종사자로, 부니아의 의료기관에서 사망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의료진 사망과 지역사회 집단 사망이 잇따라 확인됐고, 지난 15일 민주콩고 정부는 자국 내 17번째 에볼라 발병을 공식 선언했다.

국경을 넘어 우간다에서도 확인

이번 유행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분디부교형 에볼라다. 분디부교형은 2007년 우간다 서부 분디부교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에볼라 바이러스 계통으로, 과거 유행 당시 치명률은 30~50% 수준으로 보고됐다. WHO는 자이르형 에볼라와 달리 분디부교형에는 승인된 백신이나 특정 치료제가 없으며, 조기 수액 공급과 전해질 보정 등 지지요법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확산세는 국경을 넘어 우간다에서도 확인됐다. WHO는 민주콩고에서 이동한 환자와 관련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AP연합뉴스

확산세는 국경을 넘어 우간다에서도 확인됐다. WHO는 민주콩고에서 이동한 환자와 관련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확산세는 국경을 넘어 우간다에서도 확인됐다. WHO는 민주콩고에서 이동한 환자와 관련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두 환자 모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우간다 측 보고를 인용해 확진자 2명 가운데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유행의 규모와 속도가 깊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WHO는 이번 유행이 도시 지역인 민주콩고 고마와 우간다 캄팔라에서 확인된 점, 의료진 감염이 발생한 점, 이투리 등 분쟁 지역의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이어지는 점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WHO는 긴급 대응을 위해 390만 달러의 비상 자금을 승인하고, 현장 대응팀과 물자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백신 개발과 투입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승인된 에볼라 백신은 주로 자이르형 에볼라를 겨냥한 것이어서 이번 분디부교형 유행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WHO 관계자는 자이르형 백신의 현재 유행 대응 투입에 대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면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WHO와 각국 보건당국은 감염 의심자 격리, 접촉자 추적, 의료기관 내 감염 차단, 지역사회 장례 관행 관리가 확산 방지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실험 백신 투입 가능성은 열려 있다. AP통신은 민주콩고 국립생의학연구소 관계자를 인용해 민주콩고가 미국과 영국에서 개발 중인 범에볼라 후보 백신 물량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 백신은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대규모 접종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도 대응 수위 높여

빠른 확산세에 미국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8일 민주콩고, 우간다, 남수단을 최근 21일 안에 방문한 비미국 여권 소지자에 대해 입국 제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 내 입국자 검역, 여행자 모니터링, 접촉자 추적, 실험실 검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CDC는 다만 현재 미국 일반 대중에 대한 즉각적 위험은 낮다고 평가했다.

백신 개발과 투입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승인된 에볼라 백신은 주로 자이르형 에볼라를 겨냥한 것이어서 이번 분디부교형 유행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가디언은 WHO가 국제 전문가 그룹을 소집해 후보 백신과 치료제, 진단법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백신 개발과 투입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승인된 에볼라 백신은 주로 자이르형 에볼라를 겨냥한 것이어서 이번 분디부교형 유행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가디언은 WHO가 국제 전문가 그룹을 소집해 후보 백신과 치료제, 진단법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미 국무부도 같은 날 남수단 주바, 민주콩고 킨샤사, 우간다 캄팔라 주재 미국대사관의 모든 비자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중단 대상에는 관광·상용·학생·교환방문 비자 등 비이민 비자와 이민 비자가 모두 포함된다. 미국인 감염 사례도 확인됐다. CBS뉴스는 민주콩고에서 의료선교 활동을 하던 미국인 의사가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CBS는 민주콩고에서 최소 6명의 미국인이 에볼라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확진 미국인과 고위험 접촉자 6명이 유럽으로 이송돼 격리·관찰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AD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는 미국의 광범위한 여행 제한에 우려를 표했다. Africa CDC는 일반적 여행 제한과 국경 폐쇄가 공포를 키우고 경제에 타격을 주며, 인도주의·보건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발병지에서의 감시, 실험실 진단, 접촉자 추적, 감염 예방, 안전한 장례 절차와 국제적 재정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실제 피해 규모가 공식 집계보다 클 가능성을 경고한다. 가디언은 구호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확인된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전했다. 분쟁과 열악한 의료 인프라, 보호장비 부족, 늦은 진단이 겹치면서 유행 차단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