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외환손님마케팅부 인터뷰

언어장벽 넘어 금융이해력 높여야 할 때
금융 서비스 다양해질수록 교육 뒤따라야

편집자주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이 200만명을 돌파하며 이들을 기반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엔 틈새시장 정도로 접근했다면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시중은행 이탈이 더해진 지금은 시니어와 함께 은행권의 핵심 고객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은행권의 영업 방식은 어떻게 재편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놓치는 것은 없는지, 외국인 금융 시장의 실태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외국인 고객이 은행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실 가까이에 있습니다. 어떤 영업점을 가든 원하는 금융 업무를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돌아가는 것, 그게 본질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모바일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창하고 복잡한 서비스를 늘리기보다 기본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하나은행 외환손님마케팅부 김상봉 팀장(왼쪽부터)과 엄휘영 개인외환마케팅팀 팀장, 박혜령 외국인손님마케팅팀 과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18 윤동주 기자

하나은행 외환손님마케팅부 김상봉 팀장(왼쪽부터)과 엄휘영 개인외환마케팅팀 팀장, 박혜령 외국인손님마케팅팀 과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18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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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최일선에서 외국인 금융을 고민하고 있는 실무진의 진단은 생각보다 명료했다. 하나은행 외환손님마케팅부 3인은 외국인들이 진짜 바라는 은행 업무의 본질은 '편리성과 편안함'에 있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김상봉 외국인마케팅팀 팀장, 엄휘영 팀장, 박혜령 과장을 만나 외국인 금융 환경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팀장은 구(舊) 하나은행 시절인 2012년부터 외국인 금융업무를 전담해 온 베테랑 직원이다. 엄 팀장과 박 과장은 외국인 고객이 밀집한 서울 구로지점과 인천 송도지점을 거쳐 지난해 7월 부서에 합류했다.

장기 체류 외국인 증가… '금융 리터러시' 교육 선행돼야

이들은 최근 장기 체류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금융 리터러시(금융 이해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리터러시는 금융소비자가 금융·경제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역량을 뜻한다. 김 팀장은 "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동남아 국가 출신이 많은데, 본국의 성인 계좌 보유 비율이 높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네팔 등 산악지대에서 온 분들은 평생 은행을 안 가본 경우도 많아서 금융에 대한 인식 차이가 상당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김 팀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 입국하면 급여통장과 체크카드를 가장 먼저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 개념을 이해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다"며 "금융 보안에 대한 인식도 철저하지 않아 '타인에게 통장을 빌려주면 안 된다', '출국할 때는 통장을 반드시 해지해야 한다', '비밀번호는 공유 금지' 등 가장 기본적인 내용부터 꼼꼼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층 까다로워진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리스크도 새로운 변수다. 김 팀장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국적이 다양해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제도가 취약한 베트남·미얀마 등 국가에 대한 규제는 코로나19 이후 국제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외국인 고객이 통장 개설 등 금융 업무를 보는 데 필요한 지참 서류가 많아졌지만, 사전 안내에는 물리적 한계가 따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언어 소통 역시 외국인들에게는 여전히 큰 장벽이다. 엄 팀장은 "금리 등이 아무리 중요해졌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소통의 문제"라며 "언어가 통하는 사람이 있어야 은행에 대한 마음의 문도 더 쉽게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러한 언어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과의 소통 접점을 대폭 늘렸다. 16개 나라 언어 번역 기능을 모바일 앱에 탑재했고, 지점마다 AI 기반의 다국어 상담 서비스를 설치했다. 현재 본점 외환손님마케팅부 내에는 10개국 출신 16명의 외국인 직원이 상주하며 영업점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하나은행은 연내 5명 안팎의 본점 외국인 직원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김상봉 하나은행 외환손님마케팅부 팀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18 윤동주 기자

김상봉 하나은행 외환손님마케팅부 팀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5.18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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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 시장 넘어 대출 시장으로… "금융 교육과 한몸으로 가야 부실 막아"

외국인 대상 금융 업무 중에서도 해외 송금 시장은 2018년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소액 해외송금업이 도입되면서 핀테크 기업까지 진출해 이미 치열한 격전지가 됐다. 하나은행은 완전 경쟁 체제 속에서 현지 은행과의 '일대일 결제망'을 구축하는 정공법으로 시장 주도권을 지켜내고 있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모바일 뱅킹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 앱 내에서 24시간 365일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다이렉트 기능을 도입한 것도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김 팀장은 "해외 송금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송금 오류가 빈번하고, 중간 정보가 틀리면 반송되는 일도 많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 10개국 현지 은행과 일대일 제휴를 맺었고 앞으로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금융권의 외국인 대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금융 교육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팀장은 "외국인 근로자는 사회초년생이 많고, 금융 환경이 열악한 국가일수록 대출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쉽게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에 비해 이들에 대한 리스크 교육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하나은행의 외국인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 더 이지 론'은 이러한 금융 환경을 고려해 대출 한도를 1000만원 이하로 리스크를 제한했다. 금리는 내국인 신용대출과 유사한 6%대다. 김 팀장은 "외국인 대출은 가족이 갑자기 아픈 경우 등에 필요한 급전 성격의 비상금 형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초기 국내 입국 시 발생하는 비용은 현지 은행과 제휴를 맺어 하나은행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면 금리를 우대해 주는 방향으로 지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스리랑카 은행과 제휴를 맺었으며 몽골·네팔로의 확대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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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가 유입되는 국가는 금융 서비스 수준이 우리나라의 1970~80년대 수준인 경우가 많아, 금융 인식 격차는 한두 번의 단기 교육으로 해소되지 않는다"고 짚으며 "특히 대출은 차주가 그 무게를 가늠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금융 교육과 한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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