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WGBI 편입 이후의 리스크 평가 및 관리 방향' 보고서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 이후 외국인 채권자금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과 같은 고환율 국면에서는 환율 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부각될 수 있으나, 스트레스 국면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한층 증폭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8일 공개한 'WGBI 편입 이후의 리스크 평가 및 관리 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현주 선임연구위원·강보성 연구위원은 WGBI 편입 이후 한국이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외환 및 외화자금시장 리스크 ▲지위변화 리스크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했다.
"고환율엔 안정 효과…스트레스 국면선 변동성 증폭"
먼저 자본연이 WGBI 편입결정일인 2024년10월8일을 전후로 외환 및 외화자금시장 리스크를 실증분석한 결과, 편입 결정을 기점으로 외국인 채권자금의 국내 외환·외화 자금시장 파급경로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편입 결정 이전에는 외국인 채권투자가 주로 차익거래 유인에 반응하는 자금으로 구성돼 셀&바이 스와프를 통해 유입되면서 스와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편입 결정 이후에는 환노출 자금 비중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유의미하게 확대되는 한편, 스와프시장에서는 투자자 구성의 다변화로 인해 반응경로의 예측 가능성이 저하되는 과도기적 특성이 관찰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는 외국인 채권자금이 환율 변동과 보다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자금흐름 변화가 외환시장 변동성으로 보다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 변화, 당일 외국인 채권매매, 당일 환율에 대한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외국인 채권매수 1표준편차 충격에 대한 환율의 즉시 반응은 WGBI 편입 결정 이전 -0.008%에서 결정 이후 -0.067%로 약 8.3배 확대됐다.
보고서는 "평상시에는 외국인 채권자금의 유입이 현물환 거래를 확대해 외환시장 유동성을 개선하고 원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최근과 같이 달러·원 환율의 상승압력이 강한 국면에서는 인덱스 자금의 유입이 환율 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더욱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벌 위험회피 심화, 지수 지위 변화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인덱스 자금의 기계적 유출이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실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발생 시 파급효과가 크는 점에서 사전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수 내 韓비중 조정 가능성" 햐향 경로 살펴보니
보고서는 지위변화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편입 이후 시장접근성 악화로 인한 하향평가 위험이나 기편입국의 재정상황 및 신규 편입 등으로 지수 내 비중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주요 선진국의 국채발행 확대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의 신규 편입 가능성 ▲현재 과소투자된 대중국 배분 비중의 정상화 등은 한국의 지수 내 비중이 하향될 수 있는 경로로 꼽혔다.
주요국 국채 공급확대는 한국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희석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WGBI 편입 전망이 제기되는 인도의 경우 2024년 10월 시장접근성 등급이 레벨1으로 상향조정되면서 FTSE 신흥국 국채지수(EMGBI)에 편입된 상태다. 이는 레벨2가 필요한 WGBI 편입 전 단계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가능성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다수의 국가가 동시에 포함되면서 단기간에 급격한 비중 조정이 발생하는 테일리스크에는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이미 WGBI 편입이 완료된 중국 역시 실제 자산 배분의 괴리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보고서는 "중국 제외 WGBI를 벤치마크로 해 중국 국채 투자를 배제한 운용주체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WGBI 지수 구성비중으로 산출한 것보다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투자자금 규모가 커지는 상방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당 투자자들이 향후 중국 포함지수로 벤치마크를 전환할 경우, 우리나라 비중을 축소함으로써 자금이 유출될 하방리스크도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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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보고서는 "지수 내 지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국채 매도가 원화매도로 직결돼 지위변화 리스크와 외환시장 리스크가 상호 증폭될 수 있다"며 "향후 정책 대응은 충격 발생 시의 파급경로를 차단하는 '사전적 대응 체계'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제언했다. 또한 "정책적으로 시장접근성 및 제도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외국인 자금의 유형별 특성에 대한 정교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과 국채시장 수급관리를 연계한 통합적 대응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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