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로 되돌아갈 것"…英 차기 총리 경쟁서 브렉시트 재점화
英 집권 노동당 경선 출마 밝힌 스트리팅
다음 총선 공약으로 EU 재가입 추진 주장
당내 민감 반응…개혁당은 반사이익 노려
영국 집권 노동당 대표 경선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경선 출마 의향을 밝힌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이 유럽연합(EU) 재가입론을 꺼내 들며 당내 파장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스트리팅 전 장관은 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EU 탈퇴는 재앙적인 실수였다"며 "그 때문에 우린 산업혁명 이후 가장 약해지고 가난해졌으며 통제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의 미래는 유럽과 함께하며, 언젠가는 EU로 되돌아갈 것이기에 우리는 EU와 특별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노동당이 다음 총선에서 EU 재가입을 공약으로 내걸어 국민에게 그 방향을 승인받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지난 7일 지방선거 참패 이후 지도부 대혼란에 빠진 상태다. 잉글랜드 136개 지방의회 선거에서 노동당은 1496석을 잃으며 1068석에 그쳤다. 반면 영국개혁당은 기존 2석에서 1453석으로 급증하며 최대 승자가 됐다. 선거와 함께 치러진 런콘앤헬스비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개혁당이 노동당을 6표 차이로 꺾었다.
키어 스타머 총리를 향한 민심 이반은 뚜렷하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엄의 조사에서 국민의 56%가 총리의 사직을 원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선거 패배 이후 노동당 하원의원 약 90명이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차관 4명도 퇴진을 촉구하며 사표를 냈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노동당이 대표 경선으로 혼란에 빠진다면 국민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영국 국민 상당수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후회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지만, 재가입 추진은 국가를 대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이유로 정계에서는 언급 자체가 금기시돼 왔다. 노동당 역시 지난 2024년 7월 총선 당시 EU와의 관계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도 "유럽 단일시장이나 관세동맹 재가입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스타머 총리 지지파인 리사 낸디 문화체육 장관은 이날 BBC 방송 인터뷰에서 "나도 EU 잔류 캠페인을 벌였고 브렉시트는 실수였다고 생각하지만, (스트리팅 전 장관이) 갑자기 왜 유럽에 초점을 맞추는지는 정말 모르겠다"며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낸디 장관은 "정부는 형편없는 브렉시트 합의로 국민 삶의 질에 발생한 불필요한 피해를 실용적인 방식으로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영국이 빠졌던 악순환의 논란을 재개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트리팅 전 장관의 EU 재가입 발언이 유력한 경선 경쟁 상대인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버넘 시장은 경선 도전을 위해 메이커필드 선거구 하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는데, 이 선거구에서는 브렌시트 국민투표 당시 65%가 탈퇴에 표를 던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개혁당이 약 50%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노동당은 27%에 그쳤다. 버넘 시장은 16일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타당성이 있더라도 이번 보궐선거에서 그걸 다루지는 않겠다"며 "영국은 지금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내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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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개혁당은 노동당 내 논쟁을 반사이익으로 삼고 있다. 개혁당 대변인은 "버넘 시장은 유권자들에게 EU 재가입에 대한 언급들을 상기시키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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