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앙기 몰고 모내기 체험…李대통령 "생각보다 잘하죠"
대구 군위 우무실마을서 모내기 체험
청년 농업인들과 새참 간담회
"햇빛소득마을 요건 맞으면 최대한 지원"
치유농업·지역 창업도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북 군위군의 한 농촌 마을을 찾아 직접 이앙기를 몰고 모내기 작업을 체험했다.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촌과 농업의 대전환'을 강조한 데 이어 농업 현장을 찾아 청년 농업인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군위군 소보면 도산1리 우무실마을을 방문해 모내기 작업을 체험하고, 현장 농업인들과 새참을 함께하며 간담회를 가졌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우무실마을은 '걱정 없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곳으로, 주민들은 쌀과 마늘, 양파 등을 재배하고 있다. 마을회관 앞에는 이 대통령 도착 전부터 주민 30여명이 간이 의자에 앉아 기다렸고, 모내기를 앞둔 논에는 붉은색 자율주행 이앙기와 방제 시연을 위한 대형 농업용 드론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파란색 체크무늬 반팔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마을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이 대통령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교묵 도산1리 이장, 이재성 군위군수 권한대행 등과 악수한 뒤 곧바로 주민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
주민들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우리 동네의 영광이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이 대통령을 반겼다. 이 대통령이 앉아 있던 어르신들에게 "왜 앉아 계시냐"고 묻자 한 주민은 "나랏님 보고 싶어서 앉아 기다렸다"고 답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97세가 넘은 마을 어르신과도 악수하며 건강을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마을회관 옆 정자에서 밀짚모자와 장화를 착용한 뒤 논으로 향했다. 장화를 신기 전 송 장관이 현재 전국 모내기 상황을 보고했고, 송 장관은 전국 모내기가 약 6% 수준으로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농업인의 안내에 따라 모판을 이앙기에 싣는 작업부터 직접 했다. 모판을 이앙기 뒤편 탑재대에 넣는 방법을 시범 보인 뒤 이 대통령은 남은 모판을 차례로 옮겼다. 주민들이 "잘한다"고 외치자, 이 대통령은 "생각보다 잘하죠"라고 답했다.
농업 현장의 첨단화 상황도 확인했다. 청년 농업인은 이 대통령 앞에서 농업용 드론 방제 시연을 했다. 국내 드론 시장은 제조와 활용 분야를 포함해 2024년 기준 약 1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 가운데 농업용 드론은 약 24%를 차지하고 있다. 농업용 드론은 농약 방제와 비료 살포 등에 활용되며 농촌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비로 자리 잡고 있다.
청년 농업인·마을 어르신과 새참 간담회
모내기 체험 뒤에는 마을 주민들과 새참 간담회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우무실 쉼터' 나무 그늘 아래 마련된 대형 평상에 신발을 벗고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 청년 농업인, 마을 어르신들과 격의 없이 대화했다. 참석자들 앞에는 전통 은쟁반이 놓였고, 두부김치와 방울토마토, 오이, 쌈장, 잔치국수 등이 차려졌다.
이날 새참으로는 국산 밀로 만든 잔치국수와 마을에서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든 두부김치, 군위군에서 생산된 오이와 방울토마토, 군위 자색 돼지감자로 만든 '뚱딴지 막걸리' 등이 제공됐다. 지역 로컬 브랜드가 만든 '군위 자두빵'도 함께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귀농·귀촌 현황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이 "요새 귀농하면 마을 기금 내라고 괴롭힌다고 하던데 여기는 안 그런가 보다"라고 묻자, 김교묵 이장은 "그렇지 않다"며 "1사 1촌이라든지 농사 체험 활동을 많이 해서 귀촌·귀농 인구가 47명"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장은 현재 마을 규모가 97가구, 약 200명 정도라고 소개했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소득마을도 대화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상황을 묻자 송 장관은 추가 공모가 진행 중이라며 "44개 군이 응모했고 지난번보다 경쟁률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경북에서는 영양군이 선정됐다는 언급도 나왔다. 김 이장은 "햇빛소득마을도 당차게 준비하고 있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요건만 맞으면 최대한 많이 해주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김 이장이 "공항도 빨리 해 주이소"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그건 원래 정부가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두고 봐야죠"라고 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예정지 주변의 재산권 행사 제한과 식수 문제도 언급됐고, 이 대통령은 오는 길에 관련 지역을 봤다며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청년 농업인들은 작물 다양화와 판로 문제를 호소했다. 인근에서 6년째 허브 농사를 짓고 있는 이찬호 청년 농업인은 "지역에서 많이 키우는 품목이 아니다 보니 재배 기술 등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며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판로를 묻자 이 씨는 "공판장에 주로 판매할 수 있는 작목이 아니다"라며 "카페나 베이커리, 레스토랑 사장님들에게 직접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창업인의 지역 농산물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군위 자두빵을 개발한 강지연 창업인은 "할머니가 재배한 자두 가운데 상품성이 떨어지는 비품 자두를 활용해 창업했다"며 "한 계절밖에 공급되지 않는 자두를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도록 빵과 디저트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창업 6년 차 1인 기업으로, 자두 분말은 기술센터와 협업해 생산하고 빵·과자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군위 자두빵을 맛본 이 대통령은 "맛도 있고 예쁘기도 하다"며 "오늘 기회로 세계화되겠네"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마을의 농경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대구 편입 이후 지역 변화도 논의됐다. 주민들은 군위가 대구로 편입된 뒤 농촌 정책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김교묵 이장은 농촌체험휴양마을 사업을 건의했고, 송 장관은 관련 법 개정으로 체험 휴양마을 지정 시 6000평까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해결된 거죠"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무실이라고 걱정거리 없는 마을이라고 하는데, 온 세상이 걱정 없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며 "우무실이 그 첫 번째 모범이 되길 바란다. 우무실의 번창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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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를 마친 이 대통령은 마을회관 앞으로 이동해 주민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주민들과 함께 "우무실 파이팅"을 외치며 사진을 촬영했고,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도 셀카를 요청하는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직접 들고 사진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직접 모내기를 해보니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수고를 감당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땀 흘려 애쓰는 농업인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풍년 농사를 기원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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