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회담 속 이란의 양면정책…트럼프 암살법 vs 호르무즈 봉쇄 완화(종합)
"트럼프 암살 현상금 법안 검토"
"中 선박 호르무즈 해협 통과 승인"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강경·온건 조치를 동시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이란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살에 현상금을 건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고, 이란 정부는 일부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승인했다. 미국과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협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란 의회, 트럼프 암살에 현상금 지급 법안 검토"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반정부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INT)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한 개인이나 단체에 이란 정부가 5000만유로의 현상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최고지도자를 순교시킨 미국의 대통령은 모든 무슬림이 상대해야 할 대상"이라며 "어떠한 개인이나 법인, 단체가 미국 대통령을 살해하는 종교적이고 이념적 임무를 수행할 경우 정부는 5000만유로를 지급하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란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민관 합동으로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위한 켐페인과 모금운동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NT는 "트럼프 대통령 암살 모금운동에는 29만여명이 참여했으며, 모금액은 2500만달러(약 373억원)에 달한다"며 "정부에서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모금운동을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미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원하며 어떤 식으로든 도울 수 있다면 돕고 싶다고 했다"며 "이란에 군사장비를 주지 않을 것이라 강력히 말했다"고 밝혔다.
"中 선박 호르무즈 해협 통과 승인"…국제유가 숨통 트여
반면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중국 선박들을 중심으로 일부 선박의 통행을 허용하는 유화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14일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당국의 결정에 따라 전날 밤부터 일부 중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0척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란 당국은 선박의 국적이나 함명은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파르스통신은 "이번 호르무즈 통과 승인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주이란 중국대사의 노력으로 성사됐다"며 "양국 간 깊은 관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중국 선박의 통행이 추진됐다"며 중국 측이 요청한 선박들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관리 규정에 동의하면서 성사된 것"이라고 전했다.
실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비제재 원유를 운반하는 초대형유조선(VLCC) 수가 증가해 국제 유가에 제한적으로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대부분 원유 200만배럴을 실은 유조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대형 유조선인 위안화후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트레이딩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 등 중동 석유 기업도 봉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운송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초대형가스운반선(LVGC)의 통과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머큐리아에너지그룹은 자사가 선박들을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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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란 전쟁 이전에는 매일 다양한 크기의 유조선 약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통과 수준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그널마리타임의 게오르기오스 사켈라리우 화물 애널리스트는 "증가세는 나타나고 있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 큰 차이를 만들 정도는 아니다"며 "가장 큰 문제는 현재 해협 안에 있는 유조선들이 모두 빠져나가더라도 신규 선박들은 당분간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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