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 "당국, 교원 보호정책 마련해야"

제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제주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중순께 제주시 모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A교사가 교내 위(Wee)클래스에서 고학년 학생 B군으로부터 약 20분간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위클래스는 정서·행동 문제 등을 겪는 학생을 상담·지원하는 공간이다.

사건 당일 현장 사진. 제주교사노동조합

사건 당일 현장 사진. 제주교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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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군은 다른 학생과의 갈등으로 분리 지도를 받던 중 갑자기 물건을 던지고 3층 창문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A교사가 B군을 제지했고, B군은 A교사를 향해 여러 차례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고 의자 등을 던졌다.

폭행은 20분간 지속됐고, 교장과 교감 등 교사 5명이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종료됐다.


A교사는 이 사건으로 2주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또 급성 스트레스 반응(불면·불안·우울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건은 A교사 심의 요청으로 제주시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다.


제주교사노조는 "이번 사건은 분리 조처된 위클래스 학생을 교사 개인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며 " 스승의 날까지 많은 교사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현실을 규탄하며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교육활동 보호정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교사노조는 또 학교 측의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제주교사노조는 "피해 교사가 병 조퇴와 병가를 사용하는 동안 관리자에게 요청한 학교 차원의 학부모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교육활동 침해 발생 시 학교 관리자의 의무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제도 공백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A교사는 제주교사노조를 통해 "나와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며 "학생이 자기 행동을 반성할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적 조치가 이뤄져 교사의 사명과 책임이 방치되지 않는 안전한 교육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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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주교사노조가 5월8일~12일 도내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현장 교권 및 악성 민원 실태 파악 설문조사' 결과, 응답 교사(171명)의 54.4%(93명)가 지난 1년간 교육활동 침해를 직접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침해 경험자 중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한 교사는 3명(2.2%)에 그쳤고, 나머지 96.8%(90명)는 신고 없이 사안을 감내했다고 응답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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