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보니]6900원에 양장피를?…편의점서 만난 중식여신의 맛
이마트24 '여신양장피' 먹어보니
박은영 세프와 협업 메뉴
담음새와 소스 만족, 중국당면 식감은 아쉬워
편의점 중식 기대치 높여
최근 편의점 업계가 유명 셰프와 외식 브랜드 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편의점을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외식 메뉴를 간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작은 외식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흐름이다.
눈에 띄는 제품 중 하나가 이마트24의 '여신양장피'다. '중식여신'으로 불리는 박은영 셰프와 협업해 만든 메뉴로, 앞서 같은 협업 라인으로 나온 '여신마라샹궈'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며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후속 제품인 여신양장피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렸다.
평소 중식을 즐겨 먹는 기자 역시 셰프의 노하우가 편의점 간편식 안에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이름값에 그치는 제품인지, 실제 한 끼 메뉴로도 설득력이 있는지 직접 먹어봤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담음새였다. 계란지단과 맛살, 고기, 오징어, 새우, 파프리카, 목이버섯, 당근, 중국당면 등이 흐트러지지 않고 깔끔하게 담겨 있었다. 특제 겨자 냉채 소스는 따로 포장돼 있었다. 노란 계란지단, 붉은 파프리카, 검은 목이버섯이 색감을 더해 첫인상은 제법 근사했다. 포장을 뜯어 접시에 옮겨 담아보니 인상은 더 달라졌다. 편의점 제품 특유의 '간편식' 느낌이 한층 덜해지고, 그럴듯한 중식 냉채 메뉴처럼 보였다. 손님상에 그대로 내놓아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만큼 색감과 재료 구성이 살아났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특제 겨자 소스를 붓고 전부 비비면 된다. 전자레인지도 필요 없다. 소스를 넣고 섞자 양장피다운 모양새가 살아났다. 겨자 향이 먼저 올라오고,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입맛을 돋웠다. 한입 먹자마자 "이 정도면 6900원에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소스였다. 겨자의 알싸함이 분명했고 양도 넉넉했다. 차갑게 먹는 메뉴라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 살아나 여름철 간편식으로 잘 어울렸다. 다만 겨자 맛이 꽤 강한 편이라 자극적인 맛에 약한 소비자라면 처음부터 소스를 모두 넣기보다 양을 조절하는 편이 좋겠다.
재료 구성도 가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오징어와 새우, 고기, 채소류가 들어 있어 양장피 특유의 다채로운 식감을 어느 정도 구현했다. 양장피가 본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1인분 단위로 편의점에서 바로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다.
아쉬운 점은 중국당면의 식감이었다. 기대했던 말랑하고 쫀득한 느낌보다는 다소 흐물거리는 쪽에 가까웠다. 냉장 유통 제품이라는 한계를 감안해야겠지만, 양장피의 이름값에 못 미치는 대목이다.
함께 먹어본 여신마라샹궈는 왜 입소문이 났는지 알 수 있었다. 새우, 비엔나소시지, 목이버섯, 팽이버섯, 연근, 납작당면, 어묵, 메추리알, 건두부, 콩나물 등이 들어 있어 구성이 꽤 다양했다. 마라향이 지나치게 강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기자에게도 부담은 크지 않았다. 살짝 얼얼하면서도 계속 젓가락이 가는 맛이었다. 맵기는 '맛있게 매운맛'에 가까웠다.
마라 입문자보다는 이미 마라 특유의 향과 얼얼함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더 잘 맞을 듯하다.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향신료의 존재감이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마라를 자주 먹는 소비자라면 편의점 제품치고는 제법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한 끼 식사는 물론 활용도가 높은 메뉴였다. 밥과 함께 먹으면 반찬이 되고, 맥주나 하이볼을 곁들이면 안주가 된다. 손님이 왔을 때 집들이 음식으로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특히나 요즘 중식 배달은 1인분 주문이 쉽지 않고, 최소 주문금액과 배달비까지 더하면 가격 부담이 커진다. 양장피나 마라샹궈처럼 여러 재료가 들어가는 메뉴는 더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6900원짜리 양장피와 편의점에서 바로 살 수 있는 마라샹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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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식당에서 갓 조리한 요리와 정면으로 비교할 제품은 아니다. 웍의 불맛, 갓 데친 해산물의 탱글함, 즉석에서 무친 냉채의 생동감까지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접근성, 가격, 구성, 맛의 균형을 종합하면 두 제품 모두 '편의점 중식'의 기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 메뉴에 가깝다고 평할 수 있겠다. 도시락과 삼각김밥 중심이던 편의점 간편식의 외연이 중식 메뉴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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