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發 에너지 쇼크…美 PPI 6% 급등
EIA "해협 봉쇄로 하루 600만배럴 감소"
이란 전쟁 여파로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이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약 60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발 공급 충격으로 국제유가와 미국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6.0% 폭등하며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공개한 '글로벌 에너지 안보 데이터(Global Energy Security Data)'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및 석유 물량이 하루 평균 146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040만배럴) 대비 약 580만배럴 감소한 수치이며, 지난해 4분기(2070만배럴)와 비교해도 610만배럴 줄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폐쇄 상태에 놓였다.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4분의 1이 지나던 전략적 요충지가 막히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도 균열이 생겼다. 이에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글로벌 원유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45% 넘게 상승했다.
다만 글로벌 원유 흐름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 우회 수요가 늘면서 파나마 운하와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석유 물량은 올해 1분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유국들이 대체 항로를 활용하고, 중동산 원유 부족을 메우기 위해 다른 지역 공급을 확대하면서 물동량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EIA는 이번 보고서를 처음 발간한 배경에 대해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어떻게 교란하고 석유시장에 대한 기존 가정을 바꾸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급등은 이미 소매시장에 전가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1달러, 디젤(경유) 가격은 갤런당 5.6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월 최고가(각각 5.01달러, 5.81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물가 지표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4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해 202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2월과 3월 상승률 역시 각각 0.6%, 0.7%로 상향 조정되면서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라는 신호도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거래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6% 올라 전망치(0.3%)를 웃돌았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4.4%였다.
PPI가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될 수 있다. 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경우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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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세부 항목인 항공료, 투자 관리 서비스, 의료비 등 여러 항목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계산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일 높은 CPI에 이어 PPI도 급등하면서 에너지 비용 상승이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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