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홍보비 지출 내역 외부로 유출
PDF 파일 작성자에 찍힌 '재성 박'

전면 파업 등 노사 갈등 국면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지부장이 회사 내부 문건을 무단으로 유출해 경찰 조사를 받는다.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2일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의 박재성 지부장을 인천 연수경찰서에 고소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내 홍보 관련 부서에 접수된 세금계산서 내역이 파일 형태로 편집돼 외부에 유출됐다. 해당 파일의 작성자는 박 지부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포된 파일의 문서 속성에 작성자로 박 지부장의 이름이 표기됐다. 박 지부장은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임직원 인사 정보가 일부 직원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사측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삼성전자 노조를 이끄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장이 이 파일의 일부를 직접 유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자료들을 근거로 언론사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며, 회사로부터 광고비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에서는 노조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 노조의 행태를 보면 회사가 망하더라도 자신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망상에 빠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회사의 경영 관련 자료를 무단 유출하고, 생산을 멈춰서 회사에 피해를 입히면서 성과급을 받겠다는 논리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유출된 회사 내부 문건 파일 설명란에 적혀 있는 작성자 '재성 박'(왼쪽)과 해당 파일을 파워포인트로 변환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시스템 접속자명 역시 박재성 지부장의 이름이 적혀있다(오른쪽).

유출된 회사 내부 문건 파일 설명란에 적혀 있는 작성자 '재성 박'(왼쪽)과 해당 파일을 파워포인트로 변환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시스템 접속자명 역시 박재성 지부장의 이름이 적혀있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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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부장이 노조 전임자를 맡기 전 IT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지난해 11월 회사 공용폴더 비인가 접속을 통한 관련 문건 유출 사태 이후 합의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의 사내 차량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위험성은 더 커진 것으로도 전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업비밀 문건 유출이 잇따라 벌어지자 보안용지 도입 등의 보안 강화 조치를 시행했으나 노조 집행부 구성원들은 보안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번 파업 과정에서 파업 사실을 적극적으로 고객사에 알리는 등 자기 파괴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19세기 영국에서 신기술 도입에 반대하며 방적기를 부수고 공장에 불을 질렀던 노동자들의 러다이트 운동을 연상케 한다"고 일갈했다.

'극단적 자기 파괴' 치닫는 노조 활동…19세기 '러다이트 운동' 떠오르는 상황

'문건 유출' 비판하던 삼성바이오 노조위원장, 내부 문건 유출로 고발 원본보기 아이콘

사측의 법적 대응은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일 노사정 3자간 면담을 앞두고 노조 측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법원이 쟁의 행위를 금지한 일부 공정에 대해 파업을 강행했다는 이유다. 앞선 4일에는 전면 파업 기간 중 근무자들에게 작업 감시와 퇴근 권유 등 심리적 압박을 가한 혐의로 조합원 1명을 추가 고소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임금 및 성과급 인상 폭이다. 노조는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공정한 인사 기준 수립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벌여왔다. 접점을 찾지 못한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60여명 규모의 부분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2800여명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으로 인해 일부 제품 생산이 중단됐으며, 사측은 이로 인한 손실 규모를 1500억원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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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조는 지난 6일 현장에 복귀했으나, 연장 및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의 무기한 준법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비공개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보상 규모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고, 대외비 유출과 업무방해 등을 둘러싼 사측의 소송전까지 얽혀 있는 상황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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