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낙찰 싹쓸이한 ‘무늬만 경쟁사’…공정위, 국토안전관리원 입찰 담합 적발
사실상 대표 한 명이 양사 총괄
2016년부터 16건 입찰 전승
교량과 댐 등 국가 주요 시설물의 안전을 진단하는 수중조사용역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 가격을 공유하며 낙찰을 독식해 온 '가족 회사'들이 공정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적격심사 방식의 허점을 노려 양사 인력을 교차 배치하는 등 치밀하게 담합 전략을 실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토안전관리원이 발주한 수중조사용역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 가격 등을 합의한 ㈜다음기술단과 우리기술단㈜ 등 2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분 97% 공유한 '무늬만 경쟁사'…대표가 양사 업무 총괄
이번에 적발된 두 회사는 사실상 '한 몸'처럼 운영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다음기술단 대표는 본인 지분 54% 외에도 가족과 함께 우리기술단 지분 97.5%를 보유하며 두 회사의 경영을 총괄해 왔다.
이들은 낙찰 확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원들을 업무 상황에 맞춰 양사 소속을 변경하는 등 인력을 교차 배치했다. 이는 적격심사 방식에서 정확한 예정 가격을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두 회사가 각각 다른 금액으로 투찰함으로써 한 곳이라도 낙찰권에 들게 하려는 담합 전략이었다.
담합은 다음기술단 대표의 지시 아래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대표가 투찰 가격의 대략적인 방향을 결정하면, 다음기술단 업무팀장이 구체적인 투찰 가격이나 가격 범위를 정해 우리기술단 측에 전달했다. 양사 입찰 담당자는 이 지시대로 투찰에 응했다.
"안전 밀접 분야 담합 지속 감시"
이러한 수법으로 두 회사는 2016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참여한 16건의 입찰에서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16건 모두 낙찰받아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챙긴 총 계약 금액은 약 8억 5500만 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들의 행위로 인해 공공 입찰 시장의 가격 경쟁이 완전히 소멸됐으며, 유찰 시 발생할 수 있는 제3자의 참여 기회조차 원칙적으로 차단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다음기술단에 1400만 원, 우리기술단에 1600만 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수중 구조물의 물리적·기능적 결함을 조사하는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분야에서 장기간 은밀하게 이뤄진 담합을 적발해 제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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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공공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의 예산이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이바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안전과 밀접한 분야에서의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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