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질서 변화…"4월 이란 정유시설 공격 배후는 UAE"
4월초 이란 라반섬 시설 화재
이란, 미사일·드론 보복 나서
UAE, 공식 인정은 없어
이란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진 가운데, 지난달부터 아랍에미리트(UAE)가 비밀리에 이란 공격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UAE까지 합류하면서 주변 걸프국들의 추가 참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4월 초 발생한 이란 소유의 페르시아만 라반섬 정유시설 공격의 배후가 UAE라고 보도했다. 이 시설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는 전략적 정유시설이다. 하루에 약 5만5000배럴 규모 원유를 처리할 수 있다. 공격 후 시설 대부분이 가동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당시 이란은 라반섬의 정유시설 화재와 관련, 공격 주체를 확인하지 못했으나, UAE와 쿠웨이트를 지목해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후에도 UAE를 집중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로 UAE는 2800기 이상의 이란 측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을 포함해도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다.
WSJ는 UAE가 보다 적극적인 교전 당사자로 나섰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간 이란 측의 선제공격에 대응하는 수준에서 한층 더 전쟁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UAE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없다. UAE는 대외적으로 비(非)군사적 대응을 강조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필요할 경우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유엔(UN) 결의안 초안을 지지했다. 두바이 내 친이란 학교와 클럽을 폐쇄하고 이란 국적자들에 대한 비자 및 환승 허가를 제한하는 등 경제적 제재를 단행하는 정도로 대응해 왔다.
UAE의 교전 참여 의혹은 지난 3월부터 제기됐다. 당시 이란 상공에서는 이스라엘이나 미국 소속으로 보이지 않는 전투기가 포착된 바 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프랑스제 미라주 전투기와 중국제 윙룽 드론이 대이란 작전에 투입된 정황이 사진 등을 통해 포착됐는데, 두 장비 모두 UAE군 소유 장비로 전해졌다. H.A. 헬리어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연구원은 "UAE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이란의 첫 공격 이후 역내 상황이 달라졌음을 직시하게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쟁 초기부터 걸프 국가들의 군사 개입 확대는 시간문제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걸프국의 참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미국에 정보·안보 협력을 제공하는 수준이며, 카타르와 오만은 각각 중재국·중립국으로서의 지위를 내세우고 있다. 바레인 정도만 미 군함 주둔을 허용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친미 노선을 타고 있다. 사우디·쿠웨이트의 경우 지난주 미국의 자국 보호 의지가 불충분해 보인다는 이유로 자국 내 미군 기지 및 영공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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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매체인 예루살렘포스트는 "UAE가 적극적으로 전쟁에 개입하는 모습은 걸프 국가인 UAE가 역내 안보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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