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값 뛰고 수요는 시들' 스승의 날 앞두고 사라진 카네이션 특수
어버이날 대목에도 판매 부진
카네이션 경매가 1년 새 20~30%대 상승
청탁금지법 영향에 학교 현장 선물 문화 위축
불황에 꽃값과 포장 자잿값이 동시에 오르면서 5월 화훼업계의 대표 대목으로 꼽히던 '카네이션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어버이날에도 카네이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도 꽃집들은 예년보다 준비 물량을 줄이는 분위기다. 카네이션은 오랜 기간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12일 연합뉴스는 최근에 소비 심리 위축과 가격 부담, 선물 문화 변화가 겹치면서 생화 카네이션을 찾는 발길이 줄어드는 추세이며, 의미 또한 퇴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한국 민속대백과사전을 보면, 카네이션의 의미는 1907년 미국에서 아나 자비스라는 여성이 모친의 2주기 추모식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준 것에서 비롯했다. 중국·일본 등지에서도 어머니 날이나 아버지 날에 부모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풍습이 있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경우 빨간 카네이션, 돌아가셨을 경우 흰 카네이션을 드리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카네이션' 하면 일반적으로 '빨간색'을 떠올린다. 1980~90년대는 물론이고 2000년대까지만 해도 스승의 날 아침이면 동네 꽃집 카네이션이 동이 나고는 했다. 많은 학생이 선생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들고 등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의 달 5월에는 카네이션이 상종가를 달렸으나 이제 그 말도 옛이야기가 됐다.
도매가 오르고 포장비도 부담…소매가 인상 압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과 8일 양재 화훼공판장의 카네이션 경매 가격 평균은 1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혼합 특2 대륜은 지난해 8885원에서 올해 1만1597원으로 약 30.5% 상승했다. 혼합 스프레이도 7540원에서 9256원으로 약 22.7% 올랐다.
꽃값 상승분 아니라 꽃다발과 꽃바구니 제작에 필요한 고무캡, 유산지, 방수포장지, 플라스틱 쇼핑백, 리본 등 포장 부자재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네이션 한 송이 또는 소형 꽃다발의 소비자 가격을 낮추려면 구성을 단순화해야 하지만, 이 경우 꽃집 입장에서는 마진을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 서울 시내 꽃집에서는 카네이션 한두 송이로 구성한 상품이나 소형 꽃다발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장식이 들어간 꽃바구니나 중대형 꽃다발은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면서 구매가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생화 대신 조화나 비누 카네이션 등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관이 쉬운 대체 상품을 찾는 소비도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 둔화 속에서 실용성과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꽃이 단독 선물보다는 부가적인 선물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승의 날 수요도 위축…청탁금지법 이후 선물 문화 변화
스승의 날을 앞둔 카네이션 수요는 어버이날보다 더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풍경이 흔했지만,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에게 개인적으로 꽃이나 선물을 주는 문화가 크게 위축됐기 대문이다.
여기에 일부 학교는 스승의 날을 전후해 재량휴업을 하거나, 학생과 교사 간 선물 전달을 사전에 안내문으로 제한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이 직접 만든 종이 카네이션 등은 허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구매한 생화나 조화 카네이션은 부담스러운 선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학교 주변 꽃집들도 스승의 날용 카네이션 물량을 대폭 줄이는 추세다. 어버이날에도 판매가 부진했던 만큼, 스승의 날에는 다양한 카네이션 상품을 진열하기보다 소량만 준비하거나 주문이 들어올 경우에만 제작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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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소비 트렌드 변화가 맞물리면서 꽃 소비가 줄고 있다고 본다. 특히 카네이션은 감사의 상징성이 크지만 실용재는 아니어서, 소비자들이 현금이나 생활용품 등 체감 효용이 큰 선물을 우선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화훼업계에서는 5월 대목이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비와 유통비, 포장비는 오르지만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꽃집과 화훼 농가 모두 어려움을 겪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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