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맞는 게 당연했다" 스승의날 앞두고 되살아난 '그 시절 교실'
2006년 개봉 영화 영상에 피해 주장 잇따라
교권 보호 여론 속 과거 교사 폭력 경험담
스승의날을 앞두고 교사에 대한 감사와 교권 보호가 다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한 영화 리뷰 영상 댓글 창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연합뉴스는 스승을 날을 앞두고 지난 2006년 개봉한 공포영화 '스승의 은혜'를 다룬 유튜브 리뷰 영상에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취지의 댓글이 수년째 달리고 있다며 해당 내용을 집중 조명했다. 해당 영화는 학창 시절 정서적·신체적 폭력을 당한 학생들이 졸업 후 교사에게 복수심을 품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2021년 올라온 15분 분량의 리뷰 영상은 11일 현재 조회 수 251만회를 넘겼고, 댓글도 4300개 이상 달렸다. 댓글 상당수는 영화 내용에 대한 단순 감상이 아니라, 과거 학교생활에서 겪었다는 체벌과 모욕, 촌지 관련 경험담이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엉덩이를 심하게 맞아 지금도 꼬리뼈 통증이 있다", "촌지를 안 줬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 "가정 형편을 두고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는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일부 댓글에는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좋아요'가 달리며 공감을 얻었다.
누리꾼들 "나도 당했다" 댓글 릴레이
영화 속에서도 학생들은 교사에게 조롱과 폭력을 당한 피해자로 묘사된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놀림을 받은 반장, 체벌 이후 꿈을 잃게 된 학생 등의 설정은 많은 누리꾼에게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댓글에 적힌 내용의 사실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댓글 창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비교적 뚜렷하다. '체벌', '촌지', '모욕', '차별', '공포'다. 과거 일부 교육 현장에서 학생 인권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했다는 기억이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으로 표출되고 있는 셈이다.
2021년 올라온 15분 분량의 리뷰 영상은 11일 현재 조회수 251만회를 넘겼고, 댓글도 4300개 이상 달렸다. 댓글 상당수는 영화 내용에 대한 단순 감상이 아니라, 과거 학교생활에서 겪었다는 체벌과 모욕, 촌지 관련 경험담이다. 유튜브 채널 '홍쓰무비'
원본보기 아이콘한 누리꾼은 "정작 아이들을 때리고 촌지를 받던 옛날 교사들은 은퇴해 잘 지내고, 그때 맞고 자란 세대가 지금은 교사가 돼 교권 침해를 겪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지금 젊은 교사들이 과거 일부 교사들의 업보까지 대신 감당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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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계에서는 교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학생과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 생활지도권 약화 등이 잇따라 논의되면서 교권 보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댓글 반응은 교권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늘날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과 별개로, 과거 학생이었던 세대의 상처 역시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교권 보호 여론 속 "과거의 상처가 현재 갈등으로 번져"
특히 1970~1980년대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학창 시절 겪었다는 경험을 잇달아 공유하면서, 과거 교육 현장의 폭력성이 현재의 교사 불신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과거 일부 교사의 잘못을 현재 교사 전체에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2년 차 미술 교사 A씨는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만으로 지금의 교사와 학교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댓글 창에는 "힘든 가정 형편을 알고 문제집을 챙겨준 선생님이 있었다", "좋은 선생님도 분명 많았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전체 흐름에서는 체벌과 부당한 대우를 회상하는 댓글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다.
스승의날은 본래 교사의 은혜를 기리는 날이다. 특히, 최근 교권 보호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과거 학생 인권 침해에 대한 기억이 상충하면서 축하의 날이어야 할 스승의날이 감사'와 함께 '상처'도 함께 소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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