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당국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관련안을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말 세법개정안을 통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방안을 담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 위해 구체적 과세 기준을 국세청 고시로 마련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고시안 마련을 위해서 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와 당국간 실무 조율을 진행해왔다.
거래소와 당국 간 과세 인프라 구축 작업도 마친 상태다. 문경호 재경부 소득세제과장은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나 대여를 통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협정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일본·독일·프랑스 등 48개국 국세청의 해외 가상자산 거래 데이터베이스(DB)가 확보되는 만큼 '과세 회색지대' 역시 상당 부분 해소될 거란 관측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투자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거래해 얻은 소득이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세율 20%(지방소득세 포함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만약 1년간 비트코인을 사고팔아 차익 500만원을 얻었다면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250만원에 세율 22%를 적용해 55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지난 2022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확정됐으나, 과세 체계와 관련 인프라 구축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3년과 2025년, 2027년 시행으로 세 차례 유예됐다.
세제 당국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기본적인 과세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과세 시기를 더는 미루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OECD 국가들 중 가상자산 과세를 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최근 가상자산 시세 하락으로 반발 여론이 적다는 점도 과세 동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약 60조원으로, 2024년 상반기(110조원)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상반기 95조원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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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이 주식거래와 유사한 성격을 띠는 만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유예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가상자산 과세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가상자산 과세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월결손공제가 미적용되는 구조와 2029년부터 CARF에 참여하는 미국의 2년 과세 정보 공백 등의 한계도 지적된다. 미국, 영국 등은 손실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장기 보유에 따라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 해외 주요국들도 가상자산을 자본이득세 체계 안에서 과세하고 있다. 과세 당국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정부는 현행 규정에 따라 정해진 계획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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