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상공회의소 파업 공식 입장 표명
"공급망 다변화 가속 가능성…경쟁국 반사이익"
11~12일 노사 사후조정 돌입…노노갈등 변수

삼성전자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반도체 공급망 파트너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공급 병목이 심화한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글·애플·퀄컴 등 주요 고객사를 회원사로 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까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면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신뢰도와 투자 경쟁력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참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 노사갈등과 파업 가능성이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 안정성, 한국의 장기적인 투자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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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참은 "AI·클라우드 인프라·자동차·첨단 제조·산업기술·에너지 분야에 걸쳐 있는 많은 암참 회원사들은 한국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오늘날 긴밀히 연결된 글로벌 경제 구조에서는 전략 산업 내 운영 차질이 특정 기업이나 시장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주요 기업들이 공급망 집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 및 조달 거점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경쟁국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암참이 최근 실시한 '2026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는 아시아 지역본부 거점 순위에서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한 단계 하락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장기적인 투자 환경과 전반적인 사업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반도체 산업 내 노동 불확실성을 변수로 고려하고 있다는 게 암참의 설명이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비롯해 전반적인 경영 및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현안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회원사 및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지속적인 소통 과정에서도 공급망 회복력과 운영 안정성, 장기적인 경영 예측 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도 암참 통해 우려 목소리…"삼성전자 파업, 신뢰도·투자 악영향" 원본보기 아이콘

암참은 80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 경제단체로, 구글·애플·퀄컴 등 삼성전자의 '큰손' 고객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암참이 개입했다는 것은 글로벌 자본과 파트너사들이 삼성전자의 경영 환경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 AI 빅테크는 메일을 통해 "삼성전자의 파업으로 우리 사업이 심각한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사측에 파업 및 공급 관련 진행 상황을 매주 업데이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 리서치, ASML 등 삼성전자 평택·화성 사업장에 장비·소재를 공급하는 글로벌 파트너사들 역시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면 매출 손실은 물론, 향후 추가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을 놓고 사후조정을 통한 막판 협상에 나선다. 중앙노동위원회 주도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조정안이 도출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번 사후 조정 절차에는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을 비롯해 이송이 부위원장과 김재원 국장 등 노측 핵심 관계자 3인이 참여한다. 노조 측은 이번 재협상에 앞서 만약 만족할 만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각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며 강경한 배수진을 친 상태다. 2년 전에도 노사가 사후 조정에 나섰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하며 파업으로 치달았던 전례가 있어, 이번 조정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최승호 초기업 노조 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최승호 초기업 노조 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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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도체 외 사업부와 성과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전사 공통재원 설정은 이번 협상에서 다루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영업이익의 15%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으로 추산됨을 고려할 때 반도체 부문 임직원 1인당 6억원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는 셈이다. 사측은 특별 포상으로 경쟁사를 넘어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약속했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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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반도체 사업부에 편향된 성과급 협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노조 내부 갈등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공동투쟁본부 내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전사 공통재원을 확보해 디바이스경험(DX)·디바이스솔루션(DS) 간 불합리한 성과급 구조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최 위원장이 전사 공통재원은 이번 교섭 안건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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