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목표 정당하다"…러 시민 "이제 평화가 필요해"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개최…반응 냉담
드론 막으려 모바일 인터넷 전면 차단
종전 협상, 이란 전쟁 여파에 뒷전으로
러시아가 제81주년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를 열었지만, 자국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는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을 인용해 "러시아는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옛 소련이 나치 독일의 항복을 끌어냈다고 주장하는 기념일인 전승절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는 정당하다"고 강변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가 모든 이에게 와닿지는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변호사 타티야나 트라비나는 "이제 상식을 발휘해 휴전해야 할 때다. 양측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며 "단순한 휴전이 아니라 진짜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크 이스마일로프는 "전쟁 없는 러시아를 원한다. 너무 많은 죽음을 봐왔고, 이제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올해 러시아 당국은 열병식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수도 전역의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주민들은 일상적인 인터넷 사용에 불편을 겪었다. AFP가 모스크바 중심에서 만난 경제학자 엘레나는 "인터넷이 필요한데 먹통이다. 퍼레이드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승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양측이 합의한 사흘(9~11일) 휴전 기간에 거행됐다. 러시아는 지난 4일 전승절 연휴인 8~9일 휴전을 선포했으나,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도 6일 0시부터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했고, 양측은 서로 휴전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공격을 주고받았다.
러시아는 통상 전승절에 군사력을 한껏 과시하는 퍼레이드를 벌여왔지만, 올해는 그 규모를 한층 축소했다. 모스크바 중심부조차 우크라이나 드론의 장거리 공격에서 안전하지 않아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적인 대화로도, 공개적으로도 모두가 지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퍼레이드 축소는) "정부가 취약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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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내 최악의 전쟁이 됐다.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와 미디어조나에 따르면 러시아군 사망자는 지난해 연말까지 35만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실명이 확인된 사망자는 약 21만 8000명이며, 상속 기록과 법원 사망 사례까지 분석한 결과다. 이 추산이 맞는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전체 전사자는 약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재해 온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가 이어지다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제사회 중재 노력에서도 밀려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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