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떼지어 다니며 위협…미군 괴롭히는 이란 '모기 함대'
고속정 수백척 분산 배치…해협 통제
전문가 “비대칭 전력으로 충분한 위협”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운용하는 이른바 '모기 함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해군의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9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모기 함대는 이란 남부 해안의 만과 동굴 등에 분산 배치된 수백척 규모의 소형 고속정 전력을 뜻한다.
모기 함대는 명령이 내려지면 떼를 지어 호르무즈 해협으로 출동해 선박을 위협하고 해협 통제 능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 전술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처음 본격 활용됐다. 이후 선박 위협, 기뢰 부설, 나포 지원 등의 임무에 쓰였다.
전문가들은 모기 함대의 개별 고속정은 미 해군 군함이나 대형 유조선을 직접 격침할 수준의 화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이들 고속정은 대부분 기관총 수준의 경무장을 하고 있으며, 일부는 단거리 미사일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RGC의 미사일·드론 전력과 결합할 경우 선박 운항을 위축시키는 비대칭 전력으로는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조슈아 탈리스 연구원은 "군함이든 고속정이든 선박을 향해 접근하면 선원 입장에서는 실제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고속정에 대해 "빠르다고 해봐야 앞에 기관총 하나 달린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FT는 이란의 모기 함대가 오랫동안 미국 해군을 상대로 한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기능해왔다고 전했다. 항공모함 같은 대형 전력과 정면 대결을 벌이기보다는 상대를 지속해서 긴장시키고 비용을 소모하도록 하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CNN은 모기 함대의 가장 큰 강점으로 탐지의 어려움을 꼽았다. 소형 고속정은 해수면 가까이 붙어 이동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고, 레이더에도 늦게 포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군이 이를 효과적으로 감시하려면 헬리콥터와 드론 등을 지속해서 투입해야 하지만, 고속정이 언제 어디에서 출동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IRGC는 고속정 500~1000척을 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자폭형 드론정과 미사일·어뢰 발사 무인정 등 1000척 이상의 무인 수상 전력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최근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작전 과정에서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이란 고속정 6척을 격침했다. 전문가들은 공해상으로 나온 고속정은 정밀 타격에 취약하지만, 이란이 지형적 이점을 활용해 장기전을 펼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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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이란 정규 해군의 노후화가 심화하면서 모기 함대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시다르트 카우샬 연구원은 "이란 정규 해군은 팔레비 왕조 시절 도입한 미국산 초계함과 노후 러시아제 잠수함 등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란이 실제로 의존하는 것은 모기 함대 같은 비대칭 전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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