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공시가격 입법·행정책임자 자산분석
"김은혜·김용범·구윤철 보유세, 20~30% 줄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수년째 동결하면서 보유한 주택이 비쌀수록 혜택을 더 많이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국회나 관련 정책을 직접 다루는 고위 관리의 자산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 세금감면 효과가 두 자릿수에 달했다.


참여연대가 최근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율 관련 보고서를 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있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보유한 연립주택과 빌딩의 공시가격은 208억원 수준이다. 종합부동산세가 빌딩이 아닌 토지와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점, 건물 재산세는 공시가격이 아닌 시가표준에 따라 과세하는 점 등을 감안해 186억원(연립 13.3억+빌딩 토지 172.8억원)을 과표로 추정했다.

김 의원이 납부할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1억48만원 정도일 것으로 참여연대 측은 추산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확정했던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 계획이 그대로 적용됐더라면 납부할 보유세는 1억2994만원 정도일 텐데 공시가 현실화율을 동결하면서 23%가량, 금액으로는 3000만원 가까이 감면 혜택을 누렸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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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경우 현실화율이 그대로 이행됐다면 낼 보유세가 392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추정 납부액 284만원에 견줘 27%가량 낮은 수준이다. 김 실장이 지난해 신고한 강남 아파트 가격은 15억6786만원이다. 당초 현실화율 계획이 적용됐다면 18억7393만원 수준이어야 하는데 3억원 이상 낮은 선에서 세금을 산출하게 된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실거래가는 28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신고한 강남 아파트 가격은 15억원이다. 재건축 후 신축 아파트로 미등기 상태라 공시가격은 없으나 같은 평형대 분양권이 44억원 선에서 거래됐다. 신고금액인 15억원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산정하면 359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현실화율을 그대로 이행했다면 내야 할 보유세는 554만원 정도로 동결로 인해 세금감면 효과가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주택을 가진 경우가 아니어도 일정한 세금감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참여연대는 추정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으 구리 아파트와 서울·경기 일대 땅과 상가를 보유하고 있는데, 공시가격 현실화율로 재산세 감면 효과가 58만원 정도로 추정됐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를 가진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재산세 감면 추정치는 16만원 정도다.

2024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경실련 관계자들이 서울 아파트 시세 및 공시가격, 보유세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2024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경실련 관계자들이 서울 아파트 시세 및 공시가격, 보유세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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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현실화율 계획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나온 정책이다. 시세의 50~60% 수준인 부동산 공시가격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시세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2030년이면 시세의 90%를, 토지(표준지)는 2028년부터 90%를 달성하겠다는 밑그림을 당시 내놨다. 해마다 1~3%포인트씩 높아지는 구조다.


다만 실제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현실화율까지 같이 올라 세금부담이 빠르게 커지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렸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현실화율을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공시가격 산정방식이나 체계를 손봐 올 연말께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


참여연대는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와 관련해 정책 결정 권한과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 정부 핵심인사가 현실화율 동결로 인한 직접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공식가격 현실화율 동결에 따른 감면 효과는 고가 주택, 특히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경우 더 크게 나타났다"면서 "지역이나 유형, 가격대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돼 공시가격 자체의 형평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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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유지되는 주요 원인은 조세·복지 등 다양한 행정 영역에서 활용되면서 산정 단계부터 정책적 고려가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공시가격은 시장가치에 기반해 정확하게 산정·공시하고 세 부담이나 복지 수급 기준 등 정책적 조정은 공시가격 적용 단계에서 별도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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